다각적 접근 통한 지적장애인 성범죄 근절
다각적 접근 통한 지적장애인 성범죄 근절
  • 지해림<진천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장>
  • 승인 2017.10.23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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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해림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범죄 피해'가 화두에 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1년에 개봉하여 장애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산 영화 `도가니'를 기점으로 점차 장애인 범죄, 그 중에서도 특히 지적장애인 성범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 결과 장애인 성폭력 범죄 처벌을 강화한 일명 `도가니법'이 시행되었다.

이 도가니법(정식명칭: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 의하면 장애인을 성폭행했을 경우 최소 7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고, 또 사건 인지가 어려운 장애인 대상 범죄 특성상 공소시효도 폐지됐다.

그러나 실상은 오히려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93건이었던 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2016년 807건으로 175.4% 폭등한 것이다.

장애인 성범죄를 줄여보고자 법까지 개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대상 범죄는 왜 매년 증가하는 것일까?

도가니법은 장애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처벌'과 관련된 법이다. 범죄 발생 이전에 어떻게 지적장애인 성범죄를 예방할 것인지, 그리고 형사 절차가 다 끝난 후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는 그 피해자를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다.

지적장애인 성범죄 발생 통계에 따르면, 가해자의 75% 정도가 친족, 보호자 등 주변사람이라고 한다.

지적 장애인의 경우 어려서부터 타인의 보살핌 안에서 살아오면서 주변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에 대한 경계를 잘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

관심과 욕구, 육체적인 도움과 성적 목적의 접촉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판단력이 현저히 낮은 지적장애인의 경우 `귀여운 아기를 선물로 줄테니 나랑 성관계하자'라는 다소 황당한 유혹도 `호의'로 받아들여 그대로 믿고 관계를 맺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피해 신고 절차에서도 경찰관에게 피해 상황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기도 하고, 가해자를 여전히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 등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되기도 한다.

결국, 처벌법 제정과 함께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은 그들에게 호의와 유혹의 경계를 구분할 줄 아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특수교사나 특수교육보조원 수의 부족 등으로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주로 `통제'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에 온 국민이 분노하여 한 목소리를 낸 결과 성범죄 가해자 처벌이 강화되는 수확을 얻었으니, 이제는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좀 더 근본적인 예방과 재범 방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합의를 바탕으로 장애인 정책을 재정비해야 하고,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장애인 스스로 처한 위험을 인지하고 적어도 그것이 `나쁨'을 인식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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