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농촌을 활력 있게' 충북 행복마을사업
`침체된 농촌을 활력 있게' 충북 행복마을사업
  • 변혜선<충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17.10.1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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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변혜선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도내 5개 시군을 30년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인구감소 여파로 농촌지역의 `소멸'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농촌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사람이 돌아오는 농산어촌'을 채택했다. 여기에 마침 충북도의 `행복마을사업'이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행복마을사업은 균형발전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오지마을의 생활환경 개선과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업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단순한 참여를 넘어, 주민들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하며 추진도 한다. 그것도 마을주민 모두가 함께 말이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며느리가 오고 싶은 마을, 손자·손녀들이 놀고 싶은 마을'을 꿈꾸기 시작했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모였고, 교육과 회의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시도를 했다. 마을의 오래 쌓인 쓰레기를 함께 치우기도 하고, 마을 곳곳에 꽃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마을계획을 만들고, 난타를 배우고, 어르신들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등 함께하는 활동이 많아졌다. 농번기에는 공동급식을 하고 이웃 마을과 수십 년 만에 마을행사를 함께하며 정을 나누었다. 생필품 구입이 어려운 마을에서는 무인판매장도 만들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힘들게 심어놓은 꽃들이 극심한 가뭄에 시들까 노심초사했고, 주민들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마을을 가꾸는 동안 생각이 바뀌었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정이 싹텄다. `마을 일이 나의 일'이 됐고, `사람이 싫어 시골로 왔는데 행복마을사업을 하면서 사람이 다시 좋아졌다'는 주민도 생겼다.

지난 9월 20일 행복마을 경연대회가 열렸다.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 모인 600여명의 주민들은 각자의 마을과 사업 실적을 자랑했고, 오카리나 연주, 연극 등을 선보였다. 90세가 넘은 할머니도 무대에 올랐다.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지난 6~7월에 행복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많은 주민들이 사업 전보다 마을환경이 개선되었고(95%), 마을에 대한 자긍심이 강화되었으며(88%), 공동체 활동에 보람을 느꼈다(87%)고 응답했다. 그리고 대다수(87%)의 주민들이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원하는 등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사실 심사과정에서 만난 주민들의 행복한 표정을 봐도 이 결과는 예상할 수 있다. 그들은 정말이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행복마을사업'이 `행복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옆 마을이 행복마을사업을 통해 단합되고 환경도 아름답게 변화하는 것을 보고 이웃 마을도 사업을 신청하게 된다. 또한 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과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도전해 마을을 더 크게 발전시키기도 한다.

행복마을사업은 2015년 15개 마을에서 시작해 3년차인 올해까지 총 62개 마을이 참여했다. 그만큼 많은 행복바이러스가 탄생했다.

앞으로도 행복마을들은 행복바이러스가 돼 농촌에 활력을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농촌을 인구소멸지역이 아닌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마을, 정이 넘치는 마을로 만드는 `획기적인 처방전'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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