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안중근
내 마음의 안중근
  • 유병근<청주시 흥덕구 세무과장>
  • 승인 2017.10.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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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유병근

안중근 의사(이하 안중근)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이하 이토)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돼 여순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에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며 늠름한 높은 기개와 굳은 신앙심이 있었음을 서적이나 기록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판사 : 그대는 이토를 죽인 이유가 무엇인가?

피고(안중근 의사) : 한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한 것이다. 이토는 한국을 협박해 을사조약을 맺었고 한국의 황제를 강제로 물러나게 했다. 나는 개인 자격으로 이토를 죽인 것이 아니고 한국 의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한 것이니 만국 공법에 의해 처리하도록 하라.

검찰관 : 그대가 체포되었을 때 이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대는 이토를 죽였으므로 신(神)에게 감사한다고 가슴에 십자가를 그었는가?

피고 : 그렇다. 그리고 나는 대한만세(大韓萬歲)를 불렀다.

검찰관 : 그대는 이토의 목숨을 빼앗은 후에 자결할 생각이 있었는가?

피고 : 신(神)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자살 따위는 생각했을 리 없다. 본인은 이토의 목숨을 빼앗은 다음 법정에서 이토의 죄상을 조목조목 진술해 온 세계에 이비(理非)선악을 묻고 내 몸은 관헌(官憲)에 맡길 생각이었다.

안중근은 1879년 9월 2일 출생해 1909년 10월 26일에 이토를 사살하고 이듬해인 1910년 3월 26일 만 30세의 젊은 나이에 순국했다.

안중근의 짧은 생애는 동양 평화를 위한 항일 독립운동이 전부라 할 수 있다.

의병활동에서 사형을 당하기 전까지 보여준 그의 사상과 인품, 그리고 죽음이 눈앞에 다가선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직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애국지사다운 모습은 옥중에서 쓴 휘호에서도 알 수 있다.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라는 뜻). 이 휘호는 안중근 의사가 체포돼 사형이 집행되기까지 안 의사를 감시했던 일본인 치바 간수에게 써준 것이다. 치바 부부가 죽은 이후에도 후손들에 의해 보관돼 오다가 안중근 의사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거행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1979년 늦가을 한국에 기증됐다.

국가안위로심초사(國家安危勞心焦思,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애태운다라는 뜻). 여순 법원의 검찰관에게 써 준 것으로 1976년 2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기증했다.

장부수사심여철 의사임위기사운(丈夫雖死心如鐵 義士臨危氣似雲, 장부가 비록 죽을지라도 마음은 무쇠와 같고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를지라도 기운이 구름 같도다라는 뜻).

이 또한 안중근의 사상과 인품에 감복돼 죽을 때까지 그의 유덕을 기리며 날마다 불전에 향을 바친 치바 간수와 그의 부인(기츠요)의 행적을 담은 책 `내 마음의 안중근(사이토 타이켄 지음)'에서도 알 수 있다.

오는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일으킨 지 108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돌이켜 보면서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안중근 의사는 단순한 우리나라의 독립뿐만 아니라 동양은 물론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한 애국지사요 사상가로 우리 역사에 길이 빛날 것임을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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