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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전염병 예방의 길목

타임즈 포럼 박재명<충북도 동물보호팀장>l승인2017.10.13l수정2017.10.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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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명<충북도 동물보호팀장>

완연한 가을이다. 하늘은 푸르고 들판은 황금빛 물결이 출렁인다. 잘 영근 가을의 수확물을 바라보면 풍요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지독한 가뭄과 유례없는 폭우를 이겨낸 시련의 시간이었다. 무엇하나 저절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피땀 어린 결실들이 비로소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일 년 농사의 시작은 봄이다. 가뭄과 홍수와 풍해와 병해를 예측하고, 혹시나 햇빛과 물과 바람과 벌레가 너무 과하거나 너무 덜하지 않은지 농부들은 마음을 졸인다. 작물도 농부의 손길과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라 마침내 결실의 가을을 함께하는 것이다.

전답 농사의 시작이 봄이라면,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의 농사 시작은 가을이다. 최근 몇 년간 겨울만 되면 고병원성 AI와 구제역이 발생하여 괴롭혔다. 구제역과 AI를 대비하는 것이 한 해 농사의 시작이다. 운동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잘해야 다음해 좋은 성적을 내듯이,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도 겨울을 잘 준비하는 것에 일 년 농사의 성패가 달렸다.

겨울 가축전염병 중에 가장 무서운 구제역은 다행히 예방접종만 잘하면 충분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농가가 하나같이 빠짐없이 함께 예방접종을 해 주어야 한다. 어느 한 농가라도 소홀히 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모든 농가가 함께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고병원성 AI는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길목을 지켜야 한다. 1차적으로 농장에 직접 들어온 철새 혹은, 하천이나 논밭에 머무는 철새의 분변 속에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들어오는 곳이 첫 번째 길목이다.

그러므로 농장 내부는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여 야생조류가 침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잔반을 무단으로 급여한다거나, 그물망을 보수하여 축사 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철새가 모이는 하천, 들녘에는 가능한 방문하지 말고, 방문했을 경우 신발과 옷은 모두 소독한 다음 가축을 돌보아야 한다. 들쥐가 먹이활동을 위해 축사 내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축사 주변에 생석회를 뿌리거나 쥐약을 뿌리고, 사료통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AI의 1차 전염이 철새에서 농장으로 전파라면 2차 전염은 농장에서 농장으로 가는 전염이다. 그러므로 두 번째 길목은 농장의 출입구이다. 농장으로 불가피하게 들어오는 사람이나 물품 차량을 2중 3중으로 소독해야 하는 지점이다. 그리고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자신부터 엄격하게 통제해야 하는 것이 방역의 기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언제나 사람이 불리하다. 겨울철 전염병 예방을 위해 농식품, 국방, 재난, 보건, 환경 분야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 수많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행정기관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장단위에서 바이러스가 내 농장에 들어오지 않도록 각자의 몫으로 잘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축주 스스로 자신에게 방역상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지, 가족과 이웃에게는 관용을 베푸는 것은 없는지부터 되돌아보면 좋겠다.

가축을 키우는 사람의 한 해 농사 시작은 바로 이런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한 해 농사의 시작은 겨울 밑 가을, 바로 지금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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