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화가를 꿈꿨던 독재자 히틀러
멋진 화가를 꿈꿨던 독재자 히틀러
  • 강석범<한국교원대학교부설고 교사>
  • 승인 2017.10.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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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히틀러가 그린 그림/ The Courtyard of the Old Residency in Munich(1914)
▲ 강석범<한국교원대학교부설고 교사>

최근 들어 구 냉전시대의 전형을 보는듯한, 미국과 북한의 기 싸움이 연일 국제적인 톱뉴스로 올라옵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국제기구 유엔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한다고 하자 북한에서도 유엔대사를 통해 트럼프는`과대망상 정신이상자', `선제공격'등 맞받아칩니다. 세계사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지도자를 만났습니다. 그 수많은 지도자 중에는 존경의 대상도 있고 독재를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인물도 많습니다. 굳이 현대사의 대한민국 아픔을 등장시키지 않고, 또 작금의 세계사적 현실과 연결 지어 논쟁하지 않더라도,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키고 참혹하게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아돌프 히틀러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독재자라 불리는 데는 큰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독재자 히틀러가 젊은 시절 멋진 화가를 꿈꾸는 미술학도로서 미술대학 지망생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도 미술대학에 다닐 때 우연히 미술관련 전공 책을 보다가 히틀러의 수채화를 발견하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 필자 시각에서 보아도 히틀러의 수채화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대상을 관찰하는 소실점의 시점도 비교적 정확하고 그림자의 처리나 표현방법도 관념적이지 않고 진지하고 차분합니다. 이후 언급되겠지만 히틀러는 미술대학입시에서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당시 미술대학 실기시험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또는 평가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미술학도를 꿈꿨던 아돌프 히틀러는 아마도 시험낙방에 큰 상실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어릴 때 학창시절의 히틀러는 미술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좋아하지 않던 수학과 과학 과목은 형편없었다고 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과 과정을 좇아가지 못하자 실업계 학교로 전학하게 되고 그나마 이곳에서도 낙제하면서 결국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학교를 그만둔 히틀러는 어릴 때부터 재능을 보였던 미술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이나 미술대학 입시에 떨어지면서 노동자 합숙소와 싸구려 하숙집을 전전하다, 결국 노숙자 생활까지 하게 됩니다. 그는 이때부터 자신의 실패와 사회적인 혼란의 원인을 유대인에게 돌리며 그들에게 적개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사에 가정이 없지만, 만약 히틀러가 삼수 끝에 미술대학에 합격했더라면, 같은 시기 이 대학(빈)을 다녔던 관능적인 구상화가 에곤 실레(Econ Sch iele, 1890~1918)와 공부하며 현대 미술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반유대주의와 위대한 게르만국가 건설이라는 망령 대신 이웃과 맥주를 사랑하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었다면 유럽에서만 5000만 명이 희생되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극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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