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남한산성 선택한 이유 … 인간적인 영화”
김윤석 “남한산성 선택한 이유 … 인간적인 영화”
  • 뉴시스
  • 승인 2017.10.0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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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이 피면 … ” 대사 기억 남아

이병헌과 말 맞부딪히는 모습 명장면

“`민들레 꽃이 피면 다시 오마'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말의 영화'다. 나라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두 명의 충신은 각자의 철학과 소신을 밀어붙이며 이 땅의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 이들의 말이 맞부딪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바로 `남한산성'이다.

주화파(主和派) 최명길(이병헌)이 “만백성과 죽음을 각오하지 말라. 적의 아가리 속에도 분명 삶의 길은 있는 것”이라고 말하자 척화파(斥和派) 김상헌(김윤석)은 “명길이 말하는 삶은 곧 죽음이다. 한 나라의 군왕이 어찌 치욕스러운 삶을 구걸하려 하느냐”며 맞선다. 많은 이들이 꼽는 `남한산성'의 명장면이다.

그러나 배우 김윤석(49·사진)은 관객의 가슴을 치는 이 장면에서 쏟아진 수많은 대사들을 제쳐놓고 짧게 지나간 다른 말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라고 했다. `민들레 꽃이 피면 다시 오마.' 조선이 청에 항복을 선언한 뒤 김상헌이 버려진 아이 나루를 대장장이 서날쇠(고수)에게 맡기며 하는 말이다.

“연기할 때, 그때가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뭔가 속에서 복받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민들레가 봄이 오면 알아서 피는 꽃이잖아요. 또 산천 아무데나 있는 꽃이죠. 서민스러워요. 그 속에 매서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기운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 대사가 좋았어요.”

그는 영화 `남한산성'에 대해, 김상헌과 최명길이 대립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닌 작품이라고 했다. 패배의 역사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담긴 작품이 `남한산성'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윤석이 한참을 생각하다가 언급한 게 민들레꽃 대사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윤석은 “`남한산성'은 인간적인 영화”라며 “그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였던 것 같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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