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사랑한 가을
패션이 사랑한 가을
  • 이수경<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 승인 2017.09.27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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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수경

아침에 부는 바람이 살갗에 슬며시 소름을 드리운다. 답답한 마음에 나와 새벽공기를 맡을라치면 어느새 맑고 시원한 공기와 밝은 햇살에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드리워지는 9월의 끝자락. 옷장을 뒤적거리며 스카프며, 트렌치코트를 꺼내보고, 얇은 여름옷들을 옷장에 밀어 넣어버리게 되는 시기가 요즘이다.

계절이라는 것이 어찌 그리 “늘 이맘때쯤엔 그랬지.”라고 얘기할 수 있듯 어김없이 다가오는지. 조금만 참으면, 조금만 기다리면 그 계절이 오고야 말 듯 우리네 인생도 조금만 참으면 우리가 원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맞이할 수 있다면 다들 환히 웃고 살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가을은 쓸쓸한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던가? 허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스산한 찬 공기를 느끼며 외롭지 않다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는지. 서늘한 마음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외투자락으로 따뜻이 감싸 안아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부터 올가을 나에게 잘 맞는 유행아이템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가을 하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트렌치코트이다. 일명 버버리라고도 불리는 그렇다면 트렌치코트는 유래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트렌치(trench)의 뜻인 `참호'는 겨울 참호 속의 매서운 날씨를 견디고자 영국군과 연합군을 위해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도중 버버리의 창시자 `찰스 버버리'가 레인코트로 개발한 것이 트렌치코트다. 버버리 특유의 허리 벨트나 손목의 조임 장치 등은 모두 추위로부터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치이며 방습과 방수, 보온효과가 뛰어나고 군인들이 보호색으로 입는 옷인 만큼 색상은 황갈색이나 베이지색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 가을 나에게 어울리는 트렌치코트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키가 작은 체형은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에 시선을 상체로 모아주는 밝은 색 트렌치코트를, 통통한 체형은 어깨선이 딱 맞는 A라인 트렌치코트가 어울린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라면 긴 기장과 넉넉한 치수의, 단추가 두 줄로 된 더블디자인을 선택한다. 트렌치코트가 필수아이템이라고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번엔 다른 패션 포인트를 찾아보자.

2017년 F/W에서 가장 많이 선보인 컬러는 레드이고, 문양은 체크가 빠질 수 없이 등장한다. 튀거나 너무 빨간색이 부담스럽다면 소품이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제임스딘이 즐겨 입어 유행이 되었던 데님 역시 가을에 거친 듯 보이쉬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내추럴한 스타일로 연출하고 싶다면 니트 소재의 롱가디건을 입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이다. 결실의 계절인 만큼 사랑도 일도 건강까지도 계획했던 대로 결실을 거두어보자.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먼저 내가 당당해져야 하는 만큼 몸과 마음이 위축되어 움츠러들지 말고 이 가을 나에게 잘 맞는 멋진 패션의 연출로 당당히 거리를 나서보자.

따뜻하게 잘 여며 입은 트렌치코트보다 더 마음이 따뜻해질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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