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째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 `혹평 세례'
10회째 맞은 청주공예비엔날레 `혹평 세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9.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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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시민들 “전시관마다 주제·의도 제각각”

11억 투입한 영상관 “새로움 없다” 반응 싸늘

아트페어 참여 작가들 “전시공간 가격도 상이”

지난 13일 개막해 첫 주말을 보낸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에 대해 시민 반응이 싸늘하다.

특히 올해로 10회째를 맞아 비엔날레조직위가 “공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야심 찬 기획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주제와 의도가 제각각이라는 평가다.

전시장을 찾은 전문가들이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지난 15일 전시장을 찾은 미술계 중견작가는 “4000여점이 전시됐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찾았는데 전시장을 보면서 허탈했다”며 “10회를 기념한다면서 예년보다 풍성해야 할 전시장이 백화점식 나열만 잔뜩 해놓고 비엔날레의 위상은 짜부라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또 “비엔날레는 감독이 꽃인데 총감독제를 없앤 것부터가 문제”라며 “산만한 작품 구성과 배치, 의도가 모호한 영상쇼까지 공예를 관통하는 철학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총 예산 57억원 중 11억원을 투입한 기획전 영상관은 공예 10년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견해다.

젊은 작가 이모씨는 “현대인들은 텔레비전과 영화를 통해 환상적인 5차원 세계의 영상과 접하고 있는데 대형 평면 영상으로 10년 공예비엔날레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새로움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없이 무슨 감동을 준다는 것인지 예산이 아깝다”고 꼬집었다.

전시장을 둘러본 주부 오의신씨(청주시 가경동·52)는 “예전보다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 마치 대형 마트에 온 기분이다”며 “전시 구성이나 주제도 읽히지 않고 임팩트있는 작품을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주부 이경희씨(청주시 모충동·50)도 “공간마다 특징이 있겠지만 공예비엔날레로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공예라는 이름을 내걸고 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공예의 다채로운 예술작품을 보고 싶은데 공예가 안 보인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아트페어에 참여한 지역작가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작가 A씨는 “아트페어 전시 공간 가격이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작가는 무료고 어떤 작가는 60만원이 넘는 금액을 내고 전시하고 있다”며 “기준도 모호하다 보니 참여작가들의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2층과 3층의 전시장 중에서 3층의 가장 구석에 아트페어장을 마련했다”며 “동선이 복잡해 관람객들이 아트페어장까지 오지 않는다. 미술작가들이 공예행사에 들러리 선 것 같아 불쾌하다”고 덧붙였다.

비엔날레 관계자는 “올해는 모든 부문에서 직접 계획하고 설계하다 보니 행사 준비에 시간이 부족했다”며 “행사장의 동선이나 외부 시설 준비상황 등 전반적인 평가는 차기 비엔날레 행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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