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의장, 리더십 보여야 할 때다
김양희 의장, 리더십 보여야 할 때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9.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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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의회가 물난리 속 해외연수, 막말 파문, 솜방망이 징계 논란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도민의 고통을 뒤로 하고 해외연수를 떠났던 의원들이 공개 사과를 했지만 이를 진정성있게 받아들이는 도민은 많지 않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학철 의원은 지난 4일 사과 발언을 통해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판단과 언행으로 많은 도민과 국민에게 우려를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무겁게 받아들여 오른쪽, 왼쪽을 아우르고 늑대의 우두머리가 약한 놈, 어린놈을 모두 돌보면서 가듯이 배려와 관용, 포용의 정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늑대 우두머리 발언으로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은 지난 12일 “솜방망이 징계로 도의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줬고, 도민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30일 출석정지와 공개사과, 과연 어느 국민이 여기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내년 6월 자유한국당을 심판해야 할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고 비난했다.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된 안건을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하면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도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후안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두 당의 네 탓 공방에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의원직 사퇴에 당적 유지란 술수를 부린 민주당이나 당 제명에 의원직 유지 술책을 쓴 한국당이나 도민이 보기에는 도긴개긴이고 그저 옹졸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물난리 속 해외연수와 막말 논란에 대한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자정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더 이상 도의회의 위상 추락을 막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김양희 의장이 나서 정리하는 게 마땅하다. 도의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막말이 난무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의장의 책무라고 본다.

도의회를 제대로 이끌지 못해 결과적으로 위상과 신뢰가 땅에 떨어지도록 방조한 의장은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의장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비판은 마땅하다.

국민적 공분을 사게 만든 인물에 대해 고작 도의회 출석정지 30일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는 납득하기 힘들다. 한국당이 감싸지 않았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징계다. 이번 징계를 두고 동정 내지는 도의회 운영을 염두에 둔 정략적인 발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논란을 일으킨 도의원들에 대한 한국당의 제 식구 감싸기는 도의회의 자정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더 중요한 것은 도의회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에 반성하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도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우선 의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동정이나 당리당략에 얽매여 더 이상 도의회가 도민들로부터 외면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은 임기 동안 김학철 의원과 단호히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탈에 대한 징계의 엄중함도 경고해야 한다. 그래야만 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도의원들도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신중한 언행으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 의장은 소통과 협치, 의회 본역의 역할을 강조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심을 버리지 않는 것이 도의회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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