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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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체육학박사>
  • 승인 2017.09.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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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를 쓴다. 아마도 불확실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인류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본능일 것이다.

우리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된 자극을 기억에 저장된 정보와 비교한다.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생존에 유리한지를 판단하고 그 결정을 운동신경을 통해 근육으로 전달한다.

근육은 우리 몸을 움직여 생존에 가장 유리한 행동을 한다. 결국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인간 생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최근 들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미래예측은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가지 논란과 의견이 있지만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이다.

즉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인 소통이 가능해지고 각종 기술의 융합이 확대된 것이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성'을 바탕으로 막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는 인공지능의 초지능성과 분석결과를 토대로 인간행동을 예측하는 예측가능성이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초래될 가장 큰 변화는 `초 연결 사회'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매개로 거대한 인터넷 세상인 페이스북, 트위터, 카톡, 밴드와 같은 전자적 플랫폼에 일원이 되고 있다. 즉 온라인세상에서만큼은 이미 초연결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는 이와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1980년 4.8%에서 2015년에는 27.2%로 급증했으며 2035년에는 40%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2016년 국민 여가활동 조사 결과에서는 혼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의 비율이 2016년에는 59.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 대학의 밀러 맥퍼슨가 매튜 E. 브래셔즈 등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년 사이에 삶의 중요한 일을 함께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람들의 수가 거의 세 배나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년간 사람들의 사회적 연결이 많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형태도 바뀌어 사회적 관계를 가족 구성원에게만 의존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를 공동체와 이웃에 연결하는 끈이 매우 약해졌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사람과의 연결은 단절되고 있는데 반대로 애완견, 애완식물 애완 로봇 등과는 더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초 연결 사회에서 초 단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리는 전자적인 초연결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거꾸로 친밀한 인간 사이의 연결은 약해지고 끊어지는 초 단절 사회를 함께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다른 존재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 누구도 이러한 행복의 대원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의 휴먼 네트워크에 더 많이 참여하고 사람 사이의 연결을 더 강화해야만 한다. 여가를 활용한 문화예술·스포츠·지역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복원하고 강화하는 가장 강한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행복과 접속하기 위해서는 `연결'해야만 한다. 전자적인 연결을 넘어 사람 사이의 연결을 더 강화하고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행복은 연결을 타고 우리에게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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