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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만 선 체육회 낙방생들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기자l승인2017.09.12l수정2017.09.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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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경 국장(천안)

2016년 연매출 1조7000억원에 영업이익은 6200억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36.5%인 거래소 상장 주식회사. 세계 최고 IT기업 삼성전자보다 지난해 수익률이 3배 가까이 더 좋은 회사. 본사 주소는 강원도 산골이고, 수익의 99%를 산간에 지어진 본사 영업장에서 얻는 회사. 직원 평균 연봉이 7000만원 대로 국내 공기업 중 최상위권인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

주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눈치 채기 힘든 이 회사는 바로 강원랜드다.

이 회사 때문에 요즘 죽을 쑤는 국회의원이 한 명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다.

감사원은 그가 2013년 11월쯤 강원랜드의 직원 입사 시험 때 자신의 5급 비서관으로 있던 김모씨(45)를 부정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포착,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씨는 강원랜드의 `수질 환경분야 전문가' 채용 과정에서 지원 자격에 미달했음에도 불구, 권 의원의 `빽'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경쟁률은 무려 33대 1이었다.

권 의원의 청탁을 받은 강원랜드는 김씨를 채용하고자 별별 수단을 다 동원했다.

당초 자격조건에 없었던 `안전분야 경력'이 서류 심사 때 반영됐으며, 결격 사유였던 `환경 분야 경력 미달'은 토목 시공 이력으로 대체 인정해줬다.

그럼에도 `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던 권 의원에게 어제 `카운터블로'가 더 가해졌다.

한겨레는 11일자 기사에서 강원랜드 인사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권 의원이 청탁한 인물이 김씨 말고도 10여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검찰의 칼끝이 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3월, 천안시체육회가 천안시청 홈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했다. 지방공무원 7급 상당 대우에 연봉 4000만원 안팎인 사무직 1명을 뽑는 데 5명이 응시를 했다. 체육회는 1차 서류전형에서 2명을 탈락시키고 2차 면접에서 다시 2명을 걸러낸 다음, 최종적으로 남은 1명을 합격자로 발표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주최 측이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 이때 뽑힌 인물은 체육회장직을 겸직 중인 천안시장이 오래 전부터 `점지'한 인물이었다.

서류전형도, 면접시험도 모두 그를 뽑기 위한 요식절차였을 뿐 실질적인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시장은 그를 체육회 직원으로 입사시키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체육회 사무국장을, 상임 부회장을, 공무원까지 수시로 닦달하며 `왜 안 뽑느냐'고 역정을 냈다. 그때 이런 영문도 모르고 탈락한 4명의 응시자가 있다.

다 누구의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남편일 터. 어제 어렵게 한 응시자에게 `전화선'이 닿았다. 30대의 젊은, 한 집안의 가장인 그는 이렇게 말을 했다. “시험 볼 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시청 (소속) 기관이라는 것을 알고 당연히 그쪽 줄을 선 사람들이 될 줄 알았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먹는 것도 그렇지만 일자리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정말 혼나야 한다.”

P.S. 국회의원이나 시장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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