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의 청사진
행복한 인생의 청사진
  • 박숙희<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7.09.10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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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정유년 9월 추분을 기다리며,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마흔 여 덜 번째 이야기는 양산 연관 선사(梁山緣觀禪師)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양상 연관 선사가 대양연이 “어떤 것이 이 무량도량입니까?”라고 물으매 연관 선사가 관세음보살상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이 오 처사가 그린 것이니라.″대양연이 말을 하려고 하거늘 연관 선사가 급히 다그쳐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상이 있는 것이니 어떤 것이 상이 없는 것이냐?″대양연이 언하에 알아차리고 예배하고 이에 본 자리에 돌아가서 있었다. 대양연이 말하기를 “말하는 것인 즉은 사양하지 않거니와 지묵에 올라갈까 두렵습니다.”연관 선사가 껄껄껄 웃으며 말씀하시기를 “이 말이 돌 위에 올라갔도다. 그 후에 과연 그 말들이 비석에 올라갔었다.”

무상도량은 모양이 없는 마음자리이겠다. 《유마경》에 “직심이 是道량이라. 즉 바른 마음이 도량이라”는 것은 바로 무상도량과 같은 말이겠다. 오 처사는 오도자라는 유명한 화가란다. 우리나라의 솔거·담징과 같이 중국에서 유명했던 화가가 오도자·장승요이었단다. 대양연이 처음에 무상도량을 물었는데 연관 선사가 관음상을 가리키면서 관음상은 형상이 만들어진 유상인데 어떤 것이 무상이냐고 되묻는 것이겠다.

《명심보감》에는 이런 말도 있단다.

“大名이 개유전완석(有鐫頑石), 노상행인(路上行人)이 구승비(口勝碑)니라, 위대한 명성을 어찌 저 미련한 돌에 세기겠느냐? 길 위에 다니는 사람이 입으로 말하는 것이 비석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진묵 대사는 비석에 오른 바가 없어도 사람의 입에 올라서 비석보다 너 낫다는 것이겠다.

최근에 『직지』원명보다 더 긴 가오위안의『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바꿔라』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행복한 인생의 청사진을 실현하는 길은 결코 멀지도 어렵지도 않다고 말해준다.

마음속에 팽창하는 욕망을 버린다면, 그리고 중용의 기준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여 경솔함을 버리고 냉정하게 처세하여 달관한 태도로 남을 대한다면 설사 가난하더라도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천지 만물과 공생하는 경지에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바른 마음이 도량이라는 것처럼,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법과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잘 지낼 수 있을까. 어째서 나름 성공한 사람들도 즐겁지 않다고 하는지. 생활의 리듬이 나날이 빨라져 숨 막히게 하는 오늘날, 우리는 쉽게 격노하지 않는지. 혹은 주위의 모든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도로 혐오하고 있지는 않은가 ….

아득한 천지간에 우리는 그저 보잘것없는 개체일 뿐이다. 행복 하고 싶다면,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내면을 가꾸며 자신 행복에 대한 정의를 세워라. 그리고 필요에 부합하는 가치 체계를 구축하는 다시 말해 행복으로 가는 통로를 닦아 봄이 좋지 않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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