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과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사드 보복과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9.06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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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며칠 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기자협회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공교롭게 지난주 일요일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한 선글라스 판매점에서 70% 정도의 할인을 하기에 물어봤더니, 장사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 국내 대기업들이 인천공항 면세점을 폐업할 수도 있다는 뉴스가 실감났다.

베이징의 공기도 차가웠다. 서두우공항의 한국인 입국자들도 현저히 줄어 평소의 5분의 1수준이라는 말을 들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을 통해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었고,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고, 한국은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는 상황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지만 베이징의 주요 신문사나 방송국의 뉴스에서 북 핵실험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베이징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소식을 속보로 전하느라 바쁠 뿐이다.

나의 주요 관심사는 당연히 사드 보복의 지속이다. 이에 대해 한 중국 측 인사는 `중국과 한국은 친구관계인데, 현재 친구(한국)가 다른 친구(중국)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만나지 않거나, 다른 친구를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결국 사드 보복이 당분간, 아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 확인된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 같지도, 더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는 게 한·중간의 `뉴노멀'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현재 반도체 등 중국의 기술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반드시 수입을 해야만 하는 중간재 제품들을 빼고 수입량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중국 측은 제품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충북의 화장품뷰티산업의 활로 모색이 더욱 중요한 때가 됐다.

중국은 충북 화장품기업들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각 기업도 너도나도 자사브랜드를 진출시켜왔고, 성과를 거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었다. 지금은 자체브랜드 진출은 물론이고 OEM 납품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드 보복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은 지금 도내 화장품기업들은 `잘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를 이루는 것'말고는 대안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사드 보복 이후에도 한국의 한 유명 화장품기업은 베이징의 매장을 확대하고, 중국인 종업원의 임금을 인상한 이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중국인 종업원들을 안심시켰고, 위기 때에도 중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소비자들이 갖게 된 것이다.

여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관련 동향을 잘 파악하고, 기업들을 격려하고, 정책을 재점검하는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자세가 더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12일부터 16일까지 오송역에서 열리는 `2017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는 충북화장품산업의 새 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엑스포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트렌드를 잘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 몇만 명이 왔느니 하면서 자기 만족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주안점을 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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