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만의 현안이 아닌 충북도민의 현안이 되어야 한다
충북도청만의 현안이 아닌 충북도민의 현안이 되어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8.27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 타당성 재조사에서 경제성(B/C)이 도의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 23일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찾아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지원을 건의했다. 이 지사는 “30년간 국가균형발전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중부고속도로의 중요성과 남이~호법 구간 확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17년째 답이 없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대한 이 지사의 집념은 대단하다. 최근 이 지사는 국회의장, 국토교통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차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주당 지도부, 국회 예결위원장 등에게도 사업 지원을 건의했다고 한다.

이 지사가 이렇게 공을 들여도 분위기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KDI가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내년 사업 예산 반영도 사실상 물 건너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양과학관 건립 문제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충북에 `내륙의 바다'를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도전하고 있는 해양과학 건립사업 역시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 사업도 지난 2015년 처음 기획됐으나 지난해 말 정부가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의 벽을 넘지 못해 무산된 아픔이 있다. 도는 사업 추진을 성사시키기 위해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지만 설문조사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사업의 명운이 달렸다.

도가 오는 2019년 개최할 세계 무예마스터십의 국제행사 승인에 제동이 걸렸다.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 타당성 심의위원회는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한 국제행사 승인 여부를 재심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무예마스터십은 심의위원회가 지적한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심사를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됐다.

무예마스터십은 경제성과 정책적·지역균형발전적 분석 종합평가(AHP)에서 사업 추진 결정의 기준점(0.5점)보다 0.004점 낮은 0.4996점을 받아 이번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렸다.

특히 AHP가운데 경제성(B/C)이 정책적 분석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이 행사에 투입할 예산의 축소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현안 사업을 제대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충북도의 노력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본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좀 더 일찍 고속도로 인접 자치단체와 공조를 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도의 현안이 됐을 것이다.

해양과학관 건립의 가장 큰 문제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타 시도 응답자의 답변이 중요하다고 한다. 도내에서조차 어느 단체하나 이 사업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콘텐츠만 바꾼다고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교육계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바다가 없는 충북 도민, 특히 학생들의 염원이라는 점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제2회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도 지금부터 도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실패한 대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딱 좋다.

충북의 현안사업이 도만의 현안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지자체와 도민의 현안사업이 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정보공유와 홍보가 필요가 있다. 도민의 힘을 결집하지 못하면 쉽게 해결될 일도 어려워진다는 점을 힘겹게 밀어붙이고 있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의 사례가 교훈이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