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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민의정치(民意政治)

주말논단 임성재<칼럼니스트>l승인2017.08.11l수정2017.08.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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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재<칼럼니스트>

정치인이 주창하는 최고의 덕목은 민의(民意)다. 주민의 뜻에 따라,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선출직 정치인이라면 지방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당연히 민의를 따라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다. 그런데 충북도의원들과 충북도의회는 민의를 역행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지난 수해 당시 해외여행을 떠났던 충북도의원에 대한 신변처리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자당소속 충북도의원 3명을 즉각 제명처리하며 국민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도의원은 지역민의 뜻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고 도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런데 충북도의회는 그들에 대한 징계문제를 논의하기는커녕 사퇴서 처리도 미뤄놓고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수해 중 해외여행을 떠난 도의원들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더 엄중한 비난과 비판을 받아야 할 곳은 충북도의회다. 도의회가 나서서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선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도의원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데도 충북도의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안 한 건지 못한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수해상황 속에서 도의원들이 버젓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을 묵인하는 충북도의회의 지도력 부재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도의원의 사퇴서 처리는 회기 중이 아니면 도의회 의장의 결재로 처리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도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사퇴서 처리를 굳이 회기 중으로 미루는 것은 누가 보아도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 충북도의회의 모습은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민의는 외면한 채 정치적 이해득실과 꼼수만이 횡행하는 구시대의 정치판을 연상시킨다. 이런 정도라면 충북도의회의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뿐만 아니라 충북도의회 자체의 존재 의미를 인정하기 어렵다.

도민들과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수해 중에 해외여행을 떠난 도의원 모두가 자진사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 누구나 예상한 것처럼 그들은 자진사퇴의사가 전혀 없는 듯하다 - 충북도의회가 나서서 그들을 제명하여 진정으로 도민의 민의를 수렴하는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제명을 당해도 시원치 않을 그들이 SNS를 통해 도민들과 국민의 공분을 사는 글을 계속 올려도 충북도의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심지어 국회의원을 미친개에 비유하고, 자신들을 비난하는 국민을 레밍 쥐에 비유하여 공분을 산 김학철 도의원이 행정문화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교육위원회로 상임위원회를 옮긴다는 보도가 나돌아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교육계의 분노를 사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입장이나 대책은 단 한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다.

거짓된 사과와 교활한 변명으로 어떻게든 일신의 불이익을 모면해보려는 그들에게 자진사퇴하라는 말도 이젠 사치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의원들이었다면 이미 사퇴했어야 맞다. 이제는 충북도의회가 그들을 제명하여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의정활동에 대한 자성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악명(惡名)이나 오명(汚名)이라도 언론에 많이 나오면 좋다는 식으로 막말을 쏟아내는 김학철 도의원이 상임위원회를 교육위원회로 옮기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내가 비를 내린 것도 아니라는 둥, 국정지지율이 80퍼센트가 넘는 대통령의 휴가를 걸고넘어지는 등 못돼먹은 막말 정치를 하는 반민주적이고 반교육적인 그가 교육위원회를 맡는다는 것은 충북교육을 망치는 길이고, 충북도민의 수치다.

오는 29일 충북도의회는 임시회를 개원한다. 이날 충북도의회는 국민에게 공분을 사고 도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도의원들을 제명함으로써 충북도의회가 살아있는 민의의 전당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도민들이 충북도의회에 거는 마지막 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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