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이유없이 짜증나고 힘들고 화가나요
배고프면 이유없이 짜증나고 힘들고 화가나요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08.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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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나이가 들면서 어른들의 이야기가 내 몸에서 반응하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아졌습니다. 요사이 남자는 배만 불려놓으면 만사 오케이 라는 말이 뭔 말인지를 새삼 깨닫는 날들입니다.

폭염으로 더위에 지친 날들이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불쾌지수를 높이는 건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계절 모두 사람을 이유없이 짜증 나고 힘들게 하고 화나게 하는 변함없는 원인도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바로 배고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른들이 밥 힘으로 일하신다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몸으로 배워 깨달은 진리가 역시나 잘 먹어야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당이 떨어지고 배가 고파지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데 투덜거리기 시작하고 불평을 쏟아내며 막 화를 내기 시작하는 거였습니다. 아~ 배가 고파지면 짜증 나고 힘들고 화가 나고 막 싫어지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학자들의 연구 발표에 따르더라도 배가 고플 때 배우자들에게 화를 내거나 부부싸움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충분한 음식 섭취가 없을 때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뇌는 몸무게의 2%뿐이 안 되지만 20%의 칼로리를 소모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사람은 다양한 감정 중 분노를 다스리는데 가장 취약하고 공복시에는 더욱더 그러하므로 긴장과 곤란한 대화는 반드시 충분한 식사 후에 갖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배고프면 감정 조절 어렵고 그중 분노를 조절하기가 제일 어렵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너무나 좋아져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배고픔으로 오는듯한 이러한 험악한 세상이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이지 않는 마음과 영적인 배고픔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이 걸음마를 시작으로 벌써 경쟁에 내몰리며 도시이든 시골이든 아이들 손엔 스마트폰이 들려져 있고 오로지 물질만능주의에 길들여지면서 마음과 영적으로는 배고픔을 지나 기아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은지 참으로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마음과 영적인 기아에 허덕이면서 예전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끔찍한 일까지 서슴지 않고 행해지는 지금의 세상이 너무나 무섭기까지 합니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가 생각납니다. `웰컴 투 동막골'

전쟁도 무관한 한 시골마을 동막골에 이념을 달리한 남북한 군인과 미군까지 함께 좌충우돌 지내는 영화인데 그중 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에 북한군 장교가 이장님에게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 기르니까니 고함 한번 지르디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거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

이장 동무가 대답합니다.

“~뭐를 마이 맥여야지 뭐~~~”

오늘도 배고파서 짜증 나는 일이 없도록 끼니 잘 챙겨드시고 내 영혼도 배고프지 않도록 은혜로 든든히 채우시는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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