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무엇을 입는가?(패션의 영향력)
오늘 나는 무엇을 입는가?(패션의 영향력)
  • 이수경<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 승인 2017.08.0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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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 이수경

당신은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인정받으려 애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

열심히 일을 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인맥을 쌓고 노력하며, “정말 잘살고 있어”라고 자위하고 격려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런 당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서 호감을 얻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욕구이다. 세상만사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인정받고 잘 살 수 있다면 아마 다들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가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이는 것에 의존하고, 상대가 느끼는 감에 따라 주어진다. 그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눈에 뜨임이 불행이 될 수도 있지만, 표현하고 싶은 대로 입고, 보이고 싶은 대로 보일 수 있다는 건 자신감과 더불어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다는 징표이다.

스타일은 입는 것이 아니라 정성어린 손길로 짓는 자신을 위한 매만짐이다.

멋스럽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그만큼 시간을 내어주었다는 것으로, 자신을 위한 사랑이고, 타인을 향한 배려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옷은 언어가 아니지만, 입는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주는 소통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패션이란 암묵적으로 타인을 인정하기도, 배제하기도 하며, 사회적인 차이를 과시하는 것이다.

봉건사회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사상가들은 패션과 근대사회의 관계, 패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순수하게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패션의 의미와 타인의 시선을 빼앗음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권력관계를 창출해내는지 등의 주장들을 흥미롭게 펼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의 평판은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외모(appearance), 능력(ability), 태도(attitude)에 의해서 결정지어진다.

여유롭지 못하던 시절 의복의 실용적인 측면만 강조되었던 때와는 달리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화가 고도화될수록 패션은 인간의 내면과 철학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다.

`먹는 것은 나를 위해 먹고, 입는 것은 남을 위해 입어라'(Eat what you like, but dress for the people)` 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우리가 원하는 모든 일의 성과는 어쩜 아침에 무엇을 입고 나오느냐가 결정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신의 옷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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