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비상을 위한 날갯짓
멋진 비상을 위한 날갯짓
  • 이윤희<청주시 서원구 주무관>
  • 승인 2017.08.02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 이윤희

지난해 이맘때 취득세 감면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 민원인이 마구 역정을 내며 사무실로 들어섰다. 가끔 일어나는 민원인과의 소동이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왜 하필 세무공무원을 선택해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회의가 들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최대한 공손히 민원인과 대화를 시작했다.

서원구에 사는 농업인 이모씨는 어머니가 암으로 투명하면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작기간이 2년이 되기 열흘 전 농지를 매각했다가 감면받았던 세금 360만원을 추징당하게 됐다. 막무가내로 큰소리 내던 이씨는 결국 감면 규정과 추징 사항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민원인은 본인이 관련 규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경과 기간이 지난 후 농지를 매매했을 것이라며 행정기관에서 미리 안내만 해줬다면 이런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공무원을 원망했다. 억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감면 의무 규정을 납세 의무자에게 효율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던 중 2017년 청주시 시정연구모임을 모집한다는 공문을 접하게 됐다. 이에 세무직 공무원 다섯이 모여 지방세 감면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억울하게 지방세를 추징당하는 납세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연구팀 명칭은 `히트(HIT, HEART IN TAX)다 히트(HIT)'. 딱딱하고 어려운 세금이지만 법의 테두리 내에서 납세자들의 이익과 행복을 늘 따뜻한 가슴으로 생각하는 `세금쟁이'라는 의미를 담고 팀을 결성했다.

드디어 `히트다 히트 팀' 연구 시작. 납세자가 사후 관리 규정을 인지하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금전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납세자와 공무원의 1대 1 접근이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나 확인 가능한 전산시스템 개발과 법적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목적으로, 제일 먼저 아이디어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서울에 있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을 방문했다.

지방세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지방세 담당자가 납세자의 감면 신청 시 사후관리안내문 수신동의서를 받아 핸드폰으로 감면 유의사항에 대해 안내를 해주는 방법과 위택스(wetax: 지방세종합서비스시스템)를 통해 카카오톡, 전자메일, 스마트폰 청구서를 통해 유의사항을 자동 발송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행정자치부 조세특례과에 지방세특례제한법상 감면신청서 서식 변경을 요청하고, 행정자치부에서는 납세 편의시책의 일환으로 납세자에게 이익을 주는 가상 안내문 수신 동의 서식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납세자에 대한 작은 관심이 법 개정 및 새로운 시책 추진의 토대가 되다니 무척 기뻤다.

드디어 뜨거웠던 4개월의 연구 기간이 지나고 최종 연구보고 발표회에서 우리 팀은 동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후회는 없다. 연구과정에서 팀원들이 모여 함께 고민했던 시간이 납세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큰 보람을 느꼈다. 이번 연구모임 활동은 쟁쟁한 다른 팀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시민을 위한 청주시 공무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을 체감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우리 연구팀의 청주시민을 위한 작은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새가 처음 날기 위해서 몇 천 번, 몇 만 번 날갯짓을 하듯이 우리의 시민을 위한 작은 날갯짓이 더 살기 좋은 청주시로 비상하기 위한 과정이 되길 바라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