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한방
묘수 한방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7.08.0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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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명식(음성주재)

물난리 속 해외연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최병윤 충북도의원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처참한 수해현장을 바라보며 지난 행동이 너무나 잘못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머리를 숙이고 꺼낸 의원직 사퇴 선언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었다.

소속당인 민주당으로부터 중징계 여부가 저울질 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최 의원의 사퇴 선언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됐다.

최 의원과 해외연수를 떠났던 의원들을 가차 없이 제명시킨 한국당에서는 이런 최 의원을 두고“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자 꼼수”로 맹비난했다.

사실상 최 의원은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하는 중징계 조치가 내려지면 내년 지방선거에는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올 수가 없다.

하지만 의원직을 사퇴하면 당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민주당 음성군수 후보 경선에 뛰어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일찌감치 내년 지방선거 음성군수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기반을 확장해 오고 있던 최 의원에게 제명이라는 징계는 그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치 판도까지 바뀌면서 음성군수 입성에 더욱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던 최의원에게는 묘수 한방이 필요했을 것이다.

반성에 대한 진정성을 극대화하고, 위기에 봉착한 현실을 타파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깃발을 세우고 재기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했을 것이다.

최 의원의 묘수 한방은 내년 지방선거에 불씨가 지펴진 음성군 지역 여론을 벌써부터 양호상투(兩虎相鬪)전으로 내몰고 있다.

여전히 최 의원을 지지하는 군민들은“국정농단의 뉘우침이 없는 한국당의 태도보다는 진정성있게 책임지는 자세가 훨씬 보기 좋다”며 동정론을 펼치고 있다.

반면 반대 입장에 있는 군민들은“임기 중 사퇴를 한다는 것은 자신과 당만을 위한 결정에 불과하다”며“믿고 표를 던져준 지지자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 의원이 여전히 유력한 음성군수 후보이자 이필용 현 군수의 대항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 해외연수 파문을 떠나 최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지 말지도 결국은 그의 선택이다.

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한 의미심장한 배경은 앞으로 약 6개월 후면 그 실체가 드러난다.

유권자는 표로 말하면 된다. 최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군수에 당당히 당선된다면 음성군민은 그를 용서한 것이고, 군수 당선에 실패한다면 음성군민은 그를 용서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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