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의원직 사퇴서 빨리 처리해야
최병윤 의원직 사퇴서 빨리 처리해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7.30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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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의회가 개원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뒤로 한 채 의원들이 유럽연수를 떠난데다 국민을 설치류의 일종인 `레밍'에 빗댄 발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산 데 따른 것이다.

도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따른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럽연수를 떠났던 의원들에 대한 사퇴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도의회에 항의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유럽연수에 나선 것은 지난 18일이었다. 청주와 도내 일부 시군이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로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도의회가 정부에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도민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학철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수의 비판여론과 관련, “국민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발언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결국 여론에 밀려 4명의 의원은 조기 귀국해 머리를 숙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문제 삼아 자당 소속 3명의 도의원을 제명처분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자당 소속 최병윤 도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논했지만 최 의원이 스스로 도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해 징계는 없었던 일로 했다. 도의원직을 버리는 대신 내년 지방선거에서 음성군수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 `신의 한 수'와 `꼼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직 사퇴서를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처리되지 않고 있다. 반면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댄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출신 김학철 의원의 행정문화위원장 사퇴서는 지난 27일 접수한 당일 신속히 처리했다.

현재는 비회기 중이어서 김양희 의장이 결재만 하면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는 확정된다. 하지만 김 의장은 당분간 최 의원의 사퇴서를 처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의원직 사퇴는 사안이 중대한 데다 전례도 없기 때문에 수리 여부를 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퇴서 처리 시기에 대해 “의원들과 함께 논의해서 결정하겠다. 현재는 구체적으로 시기를 못 박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의 사퇴서를 수리할 경우 함께 유럽연수를 다녀온 다른 도의원들에 대한 사퇴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의원들의 부적절한 유럽연수를 사전에 막지 못한 데다 도의원 사퇴서를 수리하지 않는 김 의장의 판단이 옳은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행문위 의원들의 유럽연수를 2개월 전에 사인을 했더라도 물난리가 났으면 의장으로서 당연히 연수를 막았어야 옳았다. 정무적 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의장이 최 의원 사퇴서 수리를 머뭇거리는 것을 놓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의 태도는 여론이 수그러들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으로 비춰진다.

만약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도민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다. 도민의 정서를 감안한다면 결코 사퇴서 수리를 한시도 미뤄서는 안 된다.

도의회는 이제라도 스스로 자정과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단. 당리당략에 얽매여 기회를 놓친다면 도의회의 신뢰는 더이상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도민을 위해 한치의 느슨함도 없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도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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