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수행과 실천
선의 수행과 실천
  • 법원<청주 능인정사 주지 스님>
  • 승인 2017.07.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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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법원

선불교의 본질은 불교의 정신을 실천 수행과 자각을 통한 체험으로 자기화시키고 구체적인 지금 여기에서 생활의 지혜로 전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의 실천과 수행은 선불교의 기본이며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선의 실천과 수행이라고 해서 불교 이외에 달리 선의 실천과 수행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불교의 실천과 수행이 바로 선이기 때문이다. 선불교는 이러한 불교의 실천 정신을 선의 수행으로 재정립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각의 종교인 불교의 실천 구조를 신, 해, 행, 증의 4단계로 나눠 체계 있게 정리해 볼 수가 있다. 여기서 믿음이란 일신교에서 주장하는 유일신을 믿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전불교의 가르침과 실천방법을 철저히 믿는 것이다.

달마의 이입사행론에 일체중생이 범부나 성인이나 모두 동일한 진여자성을 구족하고 있음을 심신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심신은 유마경 관무량수경 대승기신론 등에서 불교의 실천적인 입장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입사행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선불교의 참된 수행과 실천은 범부나 성인이 모두 동일한 진성을 구족하고 있음을 심신하는 것이며 이것이 선불교에서 말하는 종지이다.

선불교의 실천은 깊고 올바른 신념의 실천인 것이다. 이러한 불교의 신은 반드시 불교의 올바른 이해와 실천 그리고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바탕이 되며 자기의 종교적인 삶의 근본이 되고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화엄경 현수품에 믿음은 도의 근원이며 일체의 공덕을 낳는 어머니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대지도론에서 “불법의 대해는 신으로서 능히 들어갈 수 있으며 지혜로서 능히 건너갈 수가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해는 불법의 정신과 사상 실천방법 등의 올바른 이해이며 이러한 확실한 신심과 실천방법을 토대로 한 올바른 행은 불교에서 설하고 있는 진리의 세계 깨달음의 경지를 각자가 체득하기 위한 직접적인 수행을 말한다.

선불교에서 말하는 수행은 좌선의 수행이며 좌선의 실천 한가지의 일에 전념하여 실참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좌선의 수행을 일행삼매라고도 하며 혹은 각자의 몸으로 직접 갈고 닦으며 수행하는 것이기에 임제는 체구연마라고도 했다.

일행삼매의 좌선수행과 깨달음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붓다나 조사들이 설한 불법의 세계를 자각하여 붓다의 말씀을 확인하고 추호의 의심도 없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을 깨달음이라고 한다.

불법을 배우는 것은 불법을 알기 위한 것이며 불법을 수행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선사 도우겐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고 있다. “불도를 닦는 것은 자기를 수행하는 것이며 자기를 수행한다는 것은 자기를 무아로 만드는 것이다”

자기를 무아로 하는 것은 자기가 만법으로 실증되는 것이며 자기가 만법으로 실증된다는 것은 자기의 신심 및 타인의 신심까지도 모두 함께 탈락해 버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행할 때 깨달음의 자취도 없어지며 그 없어진 깨달음의 자취로 오래오래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선불교는 진리에 대한 단순한 관념론이나 인식론에서 주장된 것이 아니라 우리들 각자가 수행과 실천을 통한 체험으로 자각하여 생활의 체험과 지혜로 되살리는 것이다.

실천 수행이란 몸과 마음이 일체가 되어 불교의 사상을 심화하는 바로 그것이며 불교의 정신을 각자가 자기의 삶 속에서 자타나 주객 등 일체의 상대적이고 대립적인 차별심이 모두 탈락된 무심의 행동으로 구현하는 구체적인 사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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