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힘이 필요해요
서로의 힘이 필요해요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사서>
  • 승인 2017.07.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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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고대 로마제국 시절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로 로마 귀족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도시였던 호화롭고 찬란한 폼페이!

서기 79년 8월 24일

아름답고 평화롭던 도시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 순간에 도시 전체가 화산재, 돌조각, 용암에 묻혀 사라져 버린다.

일상의 평화 위로 영원한 검은 밤이 덮친데 걸린 시간은 고작 18시간….

로마제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풍요로웠던 고대 도시, 폼페이가 화산폭발로 인해 한 줌 재로 사라진 실제 사실을 소재로 한 `폼페이 최후의 날'이라는 영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의 무서운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느꼈었다.

며칠 전 최악의 가뭄 끝에 별안간 쏟아진 재앙급 물 폭탄 앞에서 느낀 것도 무서운 자연의 힘이다. 인간의 모든 노력을 순식간에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버리는 잔인한 자연 재해.

그러나 속수무책 무자비한 자연의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건 그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와 노력 때문이다.

스스로 예측하거나 장악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오로지 전력을 다해 작은 것 하나,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위기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골든타임! 우리는 흔히 사고나 사건에서 환자의 생명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1~2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요즘은 `골든타임`이 응급실에서만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

청주시가 수해를 입은 시민들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짧은 시간 내에 벌어진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 우리 시민과 공무원들은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피해 현장 조사를 꼼꼼히 하고, 조사된 내용을 전산 입력하여 빠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읍면동 피해 복구지역에도 매일같이 나가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예전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열심이다.

예기치 않은 재난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신속한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복구현장마다 작고 소소한 기적들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이가 조금 더 어려운 이들을 돕고, 폭염 속에서도 장병들이 뚝딱 다리를 놓고, 또 그런 어린 장병들을 위해 짜장면 봉사를 해 주는 이들이 있다.

힘든 청주시를 돕겠다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연일 찾아오고 수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 써 달라고 물품과 의연금도 줄을 잇는다. 이처럼 상처 난 삶을 다독여주는 건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날들 속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평화와 기쁨, 치유를 경험한다.

이렇듯 작고 소소한 기적들이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이 세상이 살아갈 만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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