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개헌 등 정국현안 입장 피력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남북정상회담과 정계개편·개헌과 대선·한미FTA 및 부동산 문제 등 정국현안에 대해 대통령으로서의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항간에 떠돌던 이른바 각종 '설(說)'들에 대해 "정상회담 어렵다", "임기단축 없다"고 일축하는 등 그간 하지못한 말보따리를 풀어놓 듯 사안 하나하나를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실정으로 꼽히고 있는 부동산 정책의 경우 "목숨걸고 해도 재미 못 볼 것"이라고 자신했으며, 한·미FTA를 둘러싼 여론의 우려를 의식한 듯 "무조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의 국내 정치 문제를 거론하고, 북한 추가 핵실험과 한일관계 등 다소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입장을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어떤 시도도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지금 이 시기에는 이뤄지기 어렵다. 회담과 관련해 어떤 시도도 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노 대통령은 "어떤 일이든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순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계개편, "나가라면 나간다…신당론자와 협상"
최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제 신당하겠다는 분들과도 협상하겠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새로운 당을 만들고자 하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며 협상의 근거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 때문에 당이 망한다'며 제가 걸림돌이라서 신당하겠다고 (당을)나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분들이 대통령의 당적정리가 조건이라면 탈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헌, "임기단축 없다… 반대세력 비판할 것"
노 대통령은 일각의 '임기단축설'과 관련해 "임기단축은 절대 없다"고 일축한 뒤 "개헌 반대 세력에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비판을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때 고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고려는 오로지 개헌 기회를 한번 더 연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적절치 않아 접었다"며 "지금 제가 임기를 단축하겠다 하는 것은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 재미 못 볼 것" 자신감 피력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꼽히고 있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장시간을 할애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의 강도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는 목숨 걸고 투기해도 재미 못 볼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들어와 절대로 열매나 새끼를 치지 못하도록 하겠다.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계속적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 가지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투기를 잡을 것"이라며 "아울러 공공부문의 공급정책을 강화시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시장에 편입되지도 못한 서민들의 주거안정도 보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미FTA, "성실히 협상하되 손해보지는 않을 것"
최근 FTA 문서 유출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한·미FTA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조건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안될거라 생각하면서 진행하면 불성실한 협상이지 않느냐.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일방적으로 손해보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현 정부가 국민들의 신뢰받는 정부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참여)정부는 어느 누구보다 공정한 판단을 한다"며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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