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고무장갑 vs 홍준표 장화 `극과 극'
김정숙 고무장갑 vs 홍준표 장화 `극과 극'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7.23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청주 청석골서 세탁봉사 눈길

홍준표 한국당 대표 `장화 의전' 등 보여주기식 행보 뭇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청주 상당구 미원면 운암2리 청석골 마을을 찾아 폭우 피해로 젖은 이불을 널며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청와대 제공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정치인이 오면 준비해야 할 게 많아 오히려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최근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충북의 복구현장을 찾는 정관계 인사들이 늘어나면서 공무원들의 푸념도 늘어나고 있다. 정치인들이 잠시 다녀가는 데 공무원들은 피해현황 브리핑과 복구 지원 등의 각종 자료를 만드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하는 정치인들의 자세도 각양각색이다. 진정성있는 수해복구 활동을 하는 인사가 있는 반면 일부는 보여주기식 봉사활동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1일 문 대통령을 대신해 폭우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청주지역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하천지역이라 피해가 컸던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운암2리 청석골 마을을 찾아 4시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함께했다. 청석골 마을은 가구 20호 가운데 12호가 침수되고 농경지 일부가 유실되는 등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다.

김 여사는 폭우로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세탁물 건조 작업을 도왔다. 김 여사는 복구 작업을 다른 집에 양보하느라 침수 피해가 특히 컸던 집을 방문해 “예상치 못한 위기 속에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하는 마음에 감동받았다”며 피해 주민을 위로했다.

대통령 부인이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을 직접 도운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구호물품을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수해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복구 작업을 한 적은 없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간의 영수회담을 내팽개치고 수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간 홍준표 대표가 `보여주기식 봉사활동' 논란에 휩싸였다.

영수회담 불참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해 청주의 수해현장을 찾았지만, 현장 관계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허리를 숙여 장화를 신겨주고 홍 대표가 발 한쪽을 장화에 넣는 사진이 공개되며 오히려 뭇매를 맞고 있다.

오찬회동 당일 홍 대표는 아예 청주로 내려왔다. 협치나 국정운영은 하지 않고 몽니만 부린다는 비판여론이 일 것을 우려해 민심 돌보기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의 민생 행보는 `보여주기'식에 그쳤다. 당초 11시30분부터 6시까지로 예정됐던 봉사활동은 채 1시간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회의 일정으로 45분 정도 늦게 도착한 홍준표 대표는 복구작업을 하다가 1시쯤부터 40분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홍 대표는 수해복구 지원금 3000만원을 전달하고 20여분간 복구 작업을 하다 자리에서 떠났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수해복구 작업에 임한 시간은 1시간도 되지 않는 것이다.

홍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행보에 주민들은 “사진 찍으려고 왔나”, “이럴 거면 뭐하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21일 청주 흥덕구 오송읍 호계리와 송절동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복구 작업에 동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

추 대표는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주택이 파손된 이재민을 위로한 뒤 중앙차원의 적극 적인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이형모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