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사회안전망, 도서관
시민을 위한 사회안전망, 도서관
  • 박동규<도서관 평생학습본부장>
  • 승인 2017.07.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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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박동규

도서관은 지역사회에 어떤 의미일까? 요즘 분야를 넘나드는 잡학박사들이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펼치는 프로그램이 인기인데 여기에서 잡학박사 5인방이 작금의 출판계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그 해답을 찾았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잘 나가는 몇 명의 작가로부터 번 돈으로 수백 명의 신인 저자들에게 투자하는 구조이다 보니 베스트셀러만 바라보는 시장이 되어버렸단다. 출판되는 거의 모든 책이 기본 부수조차 팔리지 않아 출판사는 적자를 안게 된다고. 그래서 공공도서관에서 기본적인 부수를 판매해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필요한데, 그렇게 전국적으로 현저히 증가한 공공도서관들이 주요 신간들을 전부 사주기만 해도 최소부수 판매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훨씬 활성화될 거라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공공도서관은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즉 도서관이 잘 된 곳일수록 사회적으로 잘 조직이 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 방송을 보면서 청주시 도서관 정책을 떠올렸다. 민선 6기에 들어서서 시민 1인당 장서 수를 OECD 선진국 수준인 2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도서구입비를 해마다 꾸준히 늘려 왔다. 특히, 2017년도에는 12개 권역별 도서관 도서구입비를 2차 추경까지 포함해 41억이나 계상하여 도서를 확충하고 있다. 이는 전국 80만 이상 대도시 도서구입비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 청주시처럼 파격적으로 도서구입비를 계상한 경우는 전무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더구나 그 많은 예산을 지역의 동네 서점 살리기를 위해서 청주시에서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소 서점들을 통해 책을 구입하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이 어려운 동네서점 살리기 캠페인에 앞장 설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이 중앙의 출판계도 어렵지만 지역의 출판계는 더더욱 어려운 실정임을 고려하여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작가의 신간이 출간되는 대로 구입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 자료실마다 지역작가 작품 전시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지역 작가의 DB를 구축해 도서관 홈페이지에 탑재하여 시민을 대상으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작가들을 초대해 주기적으로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그리고 동네 서점을 순회하며 강연회를 연다. 어디서나 쉽고 친숙하게 우리 지역의 작가들이 시민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지금의 도서관은 회색의 우중충한 건물 속 공부방 역할이나 하며 조락해가던 도서관이 아니다. 지역의 출판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반여건을 마련하여 출판계를 홍보하고, 동네 서점 유통의 길을 열어주는 사회에 필요한 물질적 제도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은 방대한 책을 통해 유용한 삶의 정보와 다양한 경험들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고, 무상 교육의 장이며, 각양각색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열린 무대이자, 시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고 행복을 키울 수 있는 최상의 복지공간이다. 그래서 “도서관은 카페와 달리 아무 때나 가서 시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곳! 도서관이 허브이다!”라고 말한 프로그램 속 잡학박사 5인방의 말이 비로소 진실이 되고, 청주시민들의 정신적 심리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다.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하면 피곤해지는 게 그 증거다.'라고 한 프랑스 작가 미셸투르니에의 말처럼 우릴 피곤하게 했던 일을 멈추고, 쉬어갈 휴가철이 돌아왔다. 놀 때는 놀자! 시원한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빠져 무더운 여름을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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