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끊긴 농촌 수해복구 `지지부진'
도로 끊긴 농촌 수해복구 `지지부진'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07.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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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낭성면 호정리 마을 진입로 교량 `뚝'

미원면 기암리 도로 유실… 중장비 진입 불가능

피해 나흘째 봉사자·군인 맨몸 복구작업만

농작물 수확후 복구 속도… 배수로 확보 집중
▲ (왼쪽)청주시 낭성면 호정리 끊어진 다리. ▲(오른쪽) 청주시 미원면 기암리 도로 유실.

물난리가 난지 나흘이 지났지만 청주시 일부 농촌지역은 교량 파손과 도로 유실로 중장비 진입이 불가능해 제대로 된 복구작업에 나서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침수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한창 농작물이 생육하는 시기와 맞물려 함부로 복구작업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마을로 진입하는 유일한 통로인 교량이 끊기면서 고립된 청주시 낭성면 호정리는 수해를 입은 지 나흘째인 20일까지도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시작도 못 했다. 복구작업에 반드시 필요한 중장비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50여 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은 복구 지원 나온 군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맨몸으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거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신정호 호정리 이장은 “약 3㎞에 달하는 계곡 3개가 한꺼번에 넘치면서 마을이 쑥대밭이 됐지만, 현재 중장비가 마을로 들어오질 못해 제대로 된 복구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주민들과 군인,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쳐 복구한 게 전체 피해의 1%도 안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호정리는 군부대에서 지원하기로 한 임시가교가 설치돼야만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한 군부대는 21일부터 24일까지 호정리에 중장비가 통과할 수 있는 규모의 임시가교를 설치해 주기로 했다.

미원면 기암리는 도로 유실로 중장비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1개 차로를 복구해 승용차 정도만 통행할 수 있을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암리에는 자원봉사자 투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장비와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해줘 각 수해지역 피해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호정리와 기암리는 중장비의 마을진입이 불가능해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며 “빠른시일내에 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경지에 대한 복구작업은 유실물을 치우고 쓸만한 물건은 세척하는 주택과 상가 복구작업과 달리 한창 생육 중인 농작물을 건드리지 않고 피해지역만 복구해야 하는 특성상 복구 작업이 어렵다. 결국 피해를 입지 않은 농작물을 수확한 후에나 복구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는 배수로 확보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전체가 유실된 농경지도 아직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중장비를 투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논 위쪽 산이 유실돼 일부 농경지만 피해를 입은 손윤희씨(49·괴산군 사리면)는 “복구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멀쩡한 벼를 깔아뭉개면서 중장비가 들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지금은 배수로만 확보해 놓고, 수확 후에나 복구작업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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