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가로수’
살아있는 ‘가로수’
  • 서영광<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
  • 승인 2017.07.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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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회색빛 도심 속에서 도시 숲 조성의 일환인 가로수의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가로수길'은 각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 청주에는 버즘나무(플라타너스) 길이 그러하듯이 가로수는 단순히 나무라는 개념이 아닌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도 어느덧 봄이 지나고 잎이 무성해져 가로수가 본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됐지만 가로수는 많은 시민에게 외면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가지치기를 요구하는 주변 상가 주민들의 민원, 낙엽으로 인한 청소 및 가로수로 인한 진딧물 등 병해충 피해로 인한 가로수 제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심지어 일부 시민은 이 같은 이유로 무단 가지치기 등으로 가로수를 임의로 훼손하고 있다.

과연 그 시민들은 그런 행위가 얼마나 큰 위법행위인지를 알고 있는 것일까?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없이 임의로 가로수를 이식, 제거, 가지치기 등의 행위를 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가로수를 손상하는 자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 도로 표지판, 신호등을 가린다는 언론 보도 등 나무를 탓하는 인식이 아니라 가로수를 크게 키우는 데 지장이 없도록 시설물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가로수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가로수가 우리에게 주는 많은 이점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버즘나무는 수관(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이 커 짙은 녹음으로 보행자에게 시원한 보행환경을 제공하며, 1일 평균 잎 1㎡당 664㎉의 대기열을 흡수하는데 이는 하루에 49.59㎡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충북도의 상징 나무인 느티나무는 빨강, 노랑 낙엽을 뿌려 계절의 정취 및 아름다운 미관을 제공하며, 느티나무 1그루(엽 면적 1600㎡)는 하루에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할 경우 연간(5~10월)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1.8t의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는 성인 7명의 연간 필요한 산소량에 해당한다.

메타세쿼이아와 같이 키가 큰 침엽수를 도로변 양쪽과 중앙분리대에 심으면 자동차 소음의 75%, 트럭 소음의 80%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무심천을 따라 식재된 벚나무는 매년 4월 무심천을 수놓는 벚꽃 덕분에 시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꽃이 떨어질 때도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니 그 미적 가치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은행나무는 열매의 악취가 문제가 되는 수종이지만 시는 해마다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조, 추위 및 공해에 강해 도심지 가로수로 은행나무만큼 적절한 수종도 없다.

가로수는 단지 그늘을 제공하는 시설물이 아닌 생명이며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다. 모든 시민의 사정을 다 수용할 수 없고 소수의 불편은 충분히 이해하나 다수가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에 양해와 협조를 구하며 당장의 눈앞에만 보이는 불편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이로운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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