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만큼 적당히… 알고 먹으면 더 건강해진다
필요한 만큼 적당히… 알고 먹으면 더 건강해진다
  • 백상현<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승인 2017.07.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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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비타민이란 라틴어로 생명을 뜻하는 `비타'와 질소를 함유하는 유기물질인 `아민'의 합성어로, 소량만 필요하지만 건강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과 같은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성장, 발달, 체내 조직 유지, 에너지 대사를 돕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또한 지나친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막, DNA, 혈관 손상의 피해를 막아주는 항산화제의 기능을 한다.

비타민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고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은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된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면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영양 과잉의 시대로 불리는 것과 달리 실제로 많은 한국인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10명 중 2~3명(여성 22%, 남성 25%)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되, 개인별로 부족하기 쉬운 특정 비타민군을 보조적으로 먹는다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에는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이 있다. 비타민 B군과 C군은 대표적인 수용성 비타민이며, 비타민 A,D,E,K군은 식이지방과 함께 체내에 흡수되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대부분 배출되지만, 남는 지용성 비타민은 몸에 쌓이기 때문에 많이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비타민은 필요한 만큼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이 결핍되면 야맹증, 식욕부진, 신경장애, 구순염, 피부염, 빈혈, 구루병, 혈액응고장애 등 다양한 질병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과잉되었을 때도 오심, 구토, 설사, 체중감소, 불규칙한 심박동, 저지방혈증, 두통, 간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타민 A군의 경우 자연유산이나 기형아 출산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정제로 만들어진 식이보충제의 한두 알은 체내에서 식품으로는 상당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할 수 있으므로 권장량보다 많이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음식도 궁합이 있듯이 같이 먹으면 흡수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비타민 D와 칼슘은 함께 섭취하면 칼슘의 흡수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 C와 철분을 함께 섭취하면 철분의 흡수에 도움이 되므로 같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지용성 비타민은 식이지방이 있어야 지방과 함께 흡수되며, 소장으로 분비되는 소화효소와 소장의 점막흡수 능력에 따라 흡수율이 결정된다. 따라서 식사 후에 복용하는 것이 흡수율이 높다. 또한 비타민 C 등의 경우 식전에 복용하면 오심, 속쓰림,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후에 복용하도록 한다.

우리 몸은 생물학적으로 자연이 만든 물질을 더 쉽게 흡수하고 이용하며, 한 개의 성분만이 아니라 여러 보조인자나 효소들이 함께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식품에 따라 성분이 손상되지 않게 잘 조리하여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2007년 `JAM A'라는 미국 유명 학술지에 비타민 A,E,베타카로틴을 복용한 경우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덴마크 연구팀의 `코펜하겐 쇼크'로 불리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합성비타민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견해가 있다. 특히 합성비타민 A와 E는 과다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이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동일한 비타민을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하며,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질병이 있는 가족들이 식탁 앞에 두고 같이 먹기도 한다. 특히 비타민도 마케팅에 의해 유행하기도 하며 최근 비타민 D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남이 먹는다고 본인에게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으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개인 식생활이나 흡연 여부 등 생활 습관에 따라, 질병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에 따라 비타민의 필요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별 맞춤형으로 필요한 비타민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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