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취업청탁 심상치 않다
SK하이닉스 취업청탁 심상치 않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7.05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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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SK하이닉스가 연일 지역사회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M15공장을 신축하면서 지역업체에 공사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가를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 벌이지고 있는 도중에 한쪽에서는 벌써 취업청탁을 위한 줄대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SK하이닉스가 2019년부터 새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내년 하반기에 2000명 안팎을 뽑을 것이고, 지역인재 할당이 적용되면 많은 인재가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는 지역의 대학이나 고교 졸업예정자와 그 부모들이 거는 기대가 큰 것 또한 당연하다.

그렇지만 항상 이런 취업 경쟁은 공정한 게임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 엄청난 후폭풍과 특혜의혹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이런데도 SK하이닉스가 신규 채용을 하기 1년 전인 지금부터 취업 청탁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줄을 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발 빠르고 눈치 빠른 민간인들도 SK하이닉스에 영향력이 있을법한 공무원들에게 청탁과 호소를 하기에 바쁘다는 전언이다.

우선 이런 시도가 부질없다고 믿는다.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 이기도 하지만, 누구의 `빽'으로 입사시킨다는 것은 그 회사의 자존심과도 직결되는 문제일 것이다. SK하이닉스측도 이 부분에 대해 엄정하게 심사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런데 이런 시도가 부질없으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은 게 문제다. 자기 자식문제에 관해서는 한없이 약해지고,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게 부모의 심정이기는 할 것이다.

`조금만 힘써서 자식이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면', `남들도 다 하는데 나만 취업청탁을 하지 않아서 역차별을 받지는 않을까'노심초사하는 상황도 이해할만하다.

그렇지만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지금부터 그런 싹을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자녀를 위한 마음에 저지른 위장전입으로 홍역을 치르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여전히 있었다.

그 당시에는 자녀가 좋은 학교에 갔을지 몰라도, 나중에 자신의 명성에 먹칠하는 결과가 됐으니 실로 손해가 크다.

또 다른 이유는 취업과 관련한 고급정보(?)는 알 만한 사람들, 즉 지위가 높거나 관계자일수록 일찍 알기 때문에 그들부터 청탁의 마수에 빠져들기 쉽다. 그 마수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문제들을 직시하고, 공무원들이 취업 청탁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경고해야 한다.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빗나간 자식사랑으로 `특권과 반칙'이 여전히 통하겠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대학생들은 전쟁터에 있다. 자기보다 잘한 게 없는 것 같은 학생이 자기보다 학점을 더 받았다고 생각할 때 지체없이 신고하는 세상이다. 취업전선에 동기도 없고, 선후배도 없는 살벌한 캠퍼스를 다니고 있다.

이런 학생들이 정정당당하게 대기업에 실력으로 입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자세, 청주시민들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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