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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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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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도지사는 정치인답기 바란다
이 인 선 <논설위원·민노당사무처장>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고 말한다. 크고 작은 조직에서 인사문제는 조직목표달성과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 군주 도공이 당시 중군위벼슬을 하던 기해가 고령을 이유로 사직하자 후임의 추천을 요청했고, 기해는 자신의 원수인 해호를 추천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진도공의 물음에 "주공께선 적임자를 물으셨지 신의 원수를 묻지 않으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추천받은 해호가 취임전, 죽자 다시 적임자를 묻자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을 추천했다. 이에 대한 질문의 답변 또한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물어보셨을 뿐이지 신의 아들에 대해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진도공의 능력우선의 적재적소 인사원칙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인사원칙은 엽관주의(spoils system)와 실적주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느 것이든 장단점이 있어서 시기나 조직의 특성에 따라서 달리 채택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엽관제는 정실인사라고 해석되듯이 부정적인 인사방침으로 낙인이 찍혀있지만, 원래는 민주주의의 요청이었다.

관료제의 폐해가 나타날 무렵, 개방형의 인사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관료의 폐쇄성과 조직이기주의를 쇄신하고자 했던 것이다.

선출직 정치인들의 정치이념을 행정으로 실천하는데 장애가 되었던 관료들의 부정적인 행태를 타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정당제도의 활성화와 책임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법적 타당성, 절차와 원칙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인사권자의 적절한 인사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대통령이나 도지사의 인사는 법적 요건 못지않게 정치적 요건의 충족이 필요하다. 직책이 요구하는 유무형의 능력은 자격증이나 인맥만이 아니라 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합의와 동의가 필요하다. 개방형의 취지에는 더욱 그러하다.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단행한 인사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가 일어나고 있다. 모든 이의제기가 타당하거나 합당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인사는 도지사의 고유권한이고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인사불만이 누적되고 이것이 중요한 사업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인사의 파행은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도와 정치의 부재에도 그 원인이 있다. 현행 단순다수대표제(the first past the post system)는 선거승리자에게 모든 것이 위임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지역에는 정치가 없다. 선거시기만이 다당제이고 선거가 끝나면 일당제가 되고 있는 현상이 현재의 지역정치의 문제이고 특히 충북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충북에서 집권당이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과 야당격인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민주적인 대표성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한 제도적이고 정치적인 토대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정당이 도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도민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가 충북도와 도지사에게 도달할 수 없고, 독주만이 있는 것이다. 유권자의 의사는 도지사 당선자 일인과 일당이 독주하는 충북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엽관제의 긍정적인 취지도 살리고 실적제의 장점도 가미된 적극적 인사행정을 정우택 도지사에게 주문한다.

이번 여성복지국장 임명사태에서 거론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필자는 잘 알지못한다. 논하고 싶지않다. 다만,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고 정치가 생생하게 살아숨쉬기를 고대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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