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6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또다시 6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6.25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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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연지민 취재 3팀장(부장)

또다시 6월이다. 대한민국에서 6월은 아주 특별한 달이다. 이때가 되면 남과 북으로 갈라진 동포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눴던 전쟁 역사의 상흔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조국의 패망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난 광복의 기쁨도 잠시,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념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분단국가의 역사를 가져왔다.

그리고 전쟁의 상흔은 67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총칼을 들고 적진으로 돌격하는 전쟁에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남북대치는 전쟁의 양상은 다르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북핵을 둘러싸고 남북관계는 물론 주변국들마저 첨예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 청년 웜비어가 엿새 만에 숨을 거둠으로써 미북관계도 위기를 맞고 있다. 무모한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냉전 분위기 속에서 맞이한 6월이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순간이 거듭할수록 전쟁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간절함으로 남북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다. 그럼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는 결코 한반도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현재 개화기 이후 서양 열강과 일본이 아시아를 침탈해오던 때와 흡사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처럼 시대만 달라졌을 뿐, 한반도 정세는 100여 년 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약소국가였던 한반도는 근대라는 씻을 수 없는 상흔을 안고 21세기 현대사회로 넘어온 셈이다.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은 시간이지만 과거는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 가슴에서 아물지 않은 전쟁의 기억은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불려 나와 이념논쟁으로 불붙고, 세대 간 갈등마저 부추기며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후 67년 역사에서 이념은 여전히 유효한 대한민국 정치카드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전쟁 후유증은 억울하게 죽은 이들에게조차 인색하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만 보더라도 우리 사회에 여전히 반목과 갈등이 깊이 내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6·25 전쟁 50주년이 되던 해인 2000년 정부는 처음으로 유해 발굴사업을 시작했다. 한시적이었던 사업을 단계사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은 10만여 구에 달한다고 한다. 이도 군인 중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민간인 유해발굴작업은 매우 미진하다. 전국 10여 곳에서만 유해발굴이 진행됐고 그마저 3년 만에 중단돼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차원의 사업이 죽은 사람 앞에서도 색깔론을 들이대는 잣대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21세기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 한반도에 전운이 걷히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전쟁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전쟁은 모든 것을 잃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모두가 피해자다. 그래서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겠지만, 시대의 아픔을 끊어내는 결단도 필요하다. 전쟁의 기억을 털어내고 치유하고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데 이념이 걸림돌이 되도록 남겨둬선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과거청산을 기대하는 국민이 많다.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는 북한을 설득하고 평화로운 관계 모색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담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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