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가뭄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06.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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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올해도 어김없이 가뭄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하지만 도시는 시골의 모습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그리고 누구도 시골처럼 심각한 가뭄으로 걱정하고 염려하는 사람을 못 만났습니다. 그저 이른 뜨거운 더위와 미세먼지 그리고 자외선을 걱정하는 사람들만 보았습니다. 식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가뭄은 결코 자신의 간절한 관심과 걱정은 아닌듯싶었습니다.

가뭄을 보면서 이 가뭄이 바로 우리의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금 당장 나만 아니면 관심도 걱정도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오직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우리의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질 않아 가뭄에 들었는데도 당장 피해가 없으면 가뭄의 심각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뭄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와 엘리뇨 현상 등 기상이변이 원인이겠지만 복잡한 과학적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쉽게 지구가 아프기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지구가 아픕니다. 차고 넘치는 쓰레기 때문에 아프고 우리의 편의를 위하고 우리의 욕심 때문에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는 가스나 유해물질 때문에 지구가 많이 아픕니다.

서서히 침몰해 가는 큰 배는 한쪽 몰림 현상이 있습니다. 가장 늦게 가라앉는 곳으로 모두 모여들지만 결국 배는 가라앉고 말 것입니다. 작은 교회가 아프면 큰 교회도 아픈 것입니다. 도시교회가 아프면 시골교회도 아픈 것이고 발가락의 무좀과 충치나 잇몸병이 심근경색이나 혈관 질병을 가져오는 경우처럼 우리는 한몸이고 결국 어딘가 아파서 병이 나면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몸이 아픈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곳이라도 아픈 곳을 돌아보고 치료해 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듯 가뭄도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도 관심 갖고 아픔을 함께하며 우리 땅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가뭄의 해결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의 영적인 교회의 가뭄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작고 연약한 교회들을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픈 교회들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시골의 작은 교회부터 도시에 개척교회까지 주변을 돌아보며 이 영적인 가뭄을 잘 극복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 제 작은 생각입니다.

이 심각한 가뭄의 때도 분명 잘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단비를 기다리며 기도합니다. 수일 내에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타들어가는 논과 밭처럼 마음이 타들어가는 모든 농민들을 위로하고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지독한 가뭄 같은 힘든 곳의 삶의 터전에서 어려운 삶을 살아내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축복합니다. 삶의 가장 작은 부분이라도 아픈 부분이 있다면 그냥 가볍게 넘어가지 말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치료해 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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