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외면 태안 가요제 `원성'
민심 외면 태안 가요제 `원성'
  • 김영택 기자
  • 승인 2017.06.2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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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농민들 가뭄과 사투불구 내일 개최 홍보 주력

연기·취소땐 위약금 물어야 할판 … 개최여부 주목
최근 충청 서북부의 극심한 가뭄으로 태안군의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과 군 문화예술센터가 주최하고 공중파방송이 주관하는 가요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태안군은 가뭄으로 약 3000여 ㏊가 모내기를 못했거나 모내기한 논마저 극심한 가뭄으로 벼가 고사해 모내기를 다시 해야 할 지경에 놓여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농민들은 한 방울의 물이라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 태안군이 가수를 초청해 노래를 즐기는 행사를 꼭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가요제 행사비는 서부발전이 6000만원을 제공하는 갑·을·병 형태로 계약해 오는 24일 7시 청소년수련관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태안군이 갑, 모 방송사가 을, 서부발전은 병인 셈이다. 이번 행사를 연기나 취소할 경우 서부발전이 위약금을 물어야 해 서부발전 입장 또한 곤란해 보인다.

태안군이 기름유출 10주년을 맞아 청정태안을 지켜낸 123만 자원봉사들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화려한 무대를 마련한다는 홍보 또한 군민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것 같다는 비난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4일 열리는 가요제에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유명가수 이외에도 20팀이 참가해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민들에게 힘이 되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 관계자는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이미 3월쯤에 계약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취소할 경우 출연자들의 다른 일정 문제 때문에 행사를 진행해야 된다”면서 “사회자나 출연자들이 가뭄극복에 동참을 호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상기 군수를 비롯해 공직자들이 가뭄을 극복하자는 구호가 헛구호라는 비판 속에 가요제가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안 김영택기자

kyt3769@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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