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청주를 아로새긴 11대의 피아노 콘서트 꿈
문화도시 청주를 아로새긴 11대의 피아노 콘서트 꿈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06.19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 김기원<편집위원>

지난 17일 폐산업시설인 청주연초제조창 광장에서 열린 `열한 대의 피아노 콘서트 꿈'은 감동과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용하지 않는 피아노를 기증받아 미술가들로 하여금 창조적 재생을 통해 아름다운 피아노로 거듭나 400여명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합동연주를 한 후 다시 누군가의 꿈으로 환생하는 음악회였으니 여운이 클 수밖에.

문자 그대로 청주 여름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꿈의 무대였고, 왜 청주가 문화예술도시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7000만원에 불과한 적은 예산으로 400명이 넘는 뮤지션의 참여와 3000명이 넘는 관객몰이를 해 저비용 고효율 공연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지역과 문화예술계에 많은 시사점을 남긴 아주 특별한 무대였다.

주목할 점은 충북도와 청주시의 출연기관인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식)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사무총장 김호일)의 협치와 협업이다.

오랜 세월동안 상하관념에 사로잡혀 충북도가 주최하는 행사나 공연에는 청주시 관계자들이 외면하고, 반대로 청주시가 주관하면 충북도 관계자들이 외면해 오던 볼썽사나운 관행을 타파하고 큰 시너지를 냈으니 상찬받을 만하다.

리본프로젝트(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별칭)라는 이름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데 경북 청송군과 김천시 주민이 피아노를 기증할 만큼 지명도가 높아졌고, 재능기부를 하고자 하는 미술가들과 공연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뮤지션들이 넘쳐날 정도로 보람과 감동을 낚는 프로젝트로 자리 매김 되었다.

특히 특별 초청된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피아노 2대 기증과 미려한 연주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 공연의 핵이었다.

필자는 이번 공연에서 여섯 가지 시사점을 보았다.

첫째, 공연의 성패는 어떻게 기획하고 홍보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이다. 유명스타라고는 피아니스트 이루마 뿐이었는데도 3,000여 명이 넘는 구름관중이 이를 웅변한다.

둘째, 흉물인 폐산업시설도 잘 활용하면 명품 문화자산으로 거듭난다는 점이다. 연초제조창의 공간이 이처럼 훌륭한 무대가 되고 편안한 객석이 된다는 사실과 흉물처럼 보였던 낡은 건물외벽이 조명예술을 보여주는 훌륭한 스크린이 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셋째, 지역에 뛰어난 기획ㆍ연출가가 있으면 주민이 행복해진다는 점이다. 공연을 총감독한 김경식 대표(청주대 영화과 교수)의 기획력과 헌신이 이를 증거한다.

넷째, 시민들의 참여와 지역예술가들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아노를 흔쾌히 기증하는 시민들과 피아노에 예술을 입힌 재능기부 미술가들 그리고 공연에 흔쾌히 참여해준 400여명의 오케스트라단원들과 성악가와 합창단원들이 이를 대변한다.

다섯째, 자치단체장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명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같은 논밭이라도 거름과 비료의 차이에 따라 농작물의 생육상태와 수확량이 다르듯 문화예술도 자치단체장들의 문화마인드와 지원의 다소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런 맥락에서 이시종 지사와 이승훈 청주시장과 홍성열 증평군수의 참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섯째, 기관과 기관, 단체와 단체들이 협치하고 협업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다.

충북문화재단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협치와 협업을 통해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한 것처럼.

사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피아노를 보고 꿈과 사랑과 감동을 낚는 공연을 기획한 사람, 활용되지 않던 연초제조창의 빈 공터와 건물 외벽을 문화자산으로 거듭나게 한 사람, 그와 같은 인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기를 기대한다.

문화 나눔과 꿈 나눔이 무시로 이루어지는 멋진 문화도시 청주를 위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