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문화
댓글 문화
  • 신금철<수필가>
  • 승인 2017.06.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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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신금철

오래전 틈틈이 써온 글을 모아 첫 수필집을 냈다.

내 글들이 책으로 나와 흐뭇했고 가족들도 자랑스러워했다. 남편의 주선으로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출판기념회도 열어 글을 쓰는 행복을 누렸다.

나는 정성껏 책에 사인하여 직장동료, 친구, 친척들에게 책을 돌렸고 남편은 인터넷에 소개된 내 책에 댓글까지 부탁하는 열의를 보였다.

막상 내 글이 여러 사람에게 읽히고 여러 개의 댓글이 달리자 부끄럽고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이었지만 많은 분이 격려와 칭찬의 글들을 올려주어 글을 쓰는 보람을 느꼈다. 아들도 친구들을 동원하여 책을 읽은 소감의 댓글을 부탁하여 훌륭한 어머니라는 칭찬에 민망하였다.

`칭찬엔 고래도 춤을 춘다 하지 않았던가?'지금도 가끔 인터넷에서 내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면 기분이 좋고,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진다.

댓글은 `대답하다'는 의미로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고받는 글쓰기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당당히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문화라 생각한다.

때로는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결집된 의사보다 더 창의적이고 건설적일 수도 있다. 소수 의견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참고할 수 있는 바람직한 문화라고 생각하며 나아가 사회적, 정치적인 모순과 비리를 지적하여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과 방식이 나와 다르다고 하여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거나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공간으로 여겨 상습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악플 문화'가 있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주로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이 악성댓글로 인해 많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댓글에 시달리다 못해 법적인 대응에 나설 정도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지나친 내용이 많다. 심지어는 돈을 받고 글을 인터넷상에 올려주는 `댓글 알바', 집단적으로 공격을 퍼붓는 `댓글 부대'까지 생길 정도로 댓글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였다. 심각한 댓글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택한 사례도 있어 악성댓글에 대한 법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댓글을 다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가족 밴드나 소속된 단체에 가끔 댓글을 달 경우에는 기분 좋은 말을 올리려고 충분히 고민한다. 칭찬만이 능사는 아니고 때로는 채찍질도 약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친 매질은 커다란 상처를 나을 수 있음을 생각하며 댓글에 신중하면 좋겠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의 살림을 꾸릴 살림꾼들을 뽑기 위해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여야 모두가 어려움에 처한 나라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인물들을 뽑기 위한 진통이라 생각한다. 당의 이해관계가 있어서는 안 되며 정치인이나 국민 모두의 통합이 진정 필요할 때이다.

지난 선거 때에도 악성댓글이 난무했고 청문회를 하는 지금도 악성댓글은 심각한 문제다.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댓글 문화로 나라를 이끌어갈 분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익명이지만 악성댓글을 다는 이의 마음도 그리 편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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