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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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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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행복한 가정
김 훈 일 <초중성당 주임신부>

파랑새라는 동화작품은 1908년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연출로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상연되어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명진 연극이다.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꾼 꿈을 극으로 엮어서 인간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가를 암시한 것이다. 남매는 마법사 할멈으로부터 병든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개·고양이·빛·물·빵·설탕 등의 님프(精)를 데리고 추억의 나라와 미래의 나라 등을 방문하였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돌아온다. 꿈을 깨고 보니 자기네가 기르고 있는 비둘기가 파랗다는 것을 깨닫는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내용이 환상적인 아름다운 시상(詩想) 속에 나타나 있다.

동화극이지만 인생에 대한 깊은 명상이 여러 곳에 담긴 걸작이다. 그렇다. 모든 사람이 행복을 찾기 위해서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지만, 실상 행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내 가정이다. 우리의 삶의 뿌리인 가정이 행복하지 못하면 삶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 보관해 놓아도 소용이 없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가 되는 공동체이다. 우리 사회는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가정이란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기초가 되는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건전한 가정은 건전한 사회를 이루고 나아가서 건전한 국가와 역사를 만든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우리 가정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절대 필요하다. 오늘 우리 사회의 가정의 현실을 보자.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많은 부부가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 그리고 성격 차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경제적인 조건이나 아니면 남·여간에 불륜의 문제 등으로 이혼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이유나 불륜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추세이다. 사회의 윤리와 도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깊은 상처를 입는 상당수의 자녀들은 소위 결손자녀가 되고, 문제아가 되어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나아가서 그들이 성장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될 때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문제 있는 가정을 이루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은 결혼하는 남·여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다.

문제는 인간의 힘과 방법, 그리고 인간적인 조건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고 하는데 있다. 그러나 육적인 욕망과 소유욕을 중심으로 추구하는 세속적인 삶은 절대 만족이 없다. 아무리 많은 것을 좋은 것으로 그 조건을 채우려 해도 채울 수가 없다. 먼저 곳간을 잘 지어야지 많은 소출을 올려도 보관할 수 있는 것이다. 곳간도 없이 소출만 많으면 길에다 쌓아 놓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도둑들 즉 악마의 소유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곳간을 먼저 잘 이어야 한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처럼 곳간을 잘 지을 줄 아시는 분도 없다. 그러니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어떤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는 곳간을 지을 줄 알아야 하고, 그 기술을 하느님을 통해서 배워야 한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남편이 하는 일이 성공하고, 아내는 성실하게 가정을 지키고, 자식들은 기둥처럼 자라주고, 자자손손이 번성하고,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러한 축복은 우리 스스로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웃과 하느님의 은총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조건은 하느님을 경외하며 그 사랑을 실천하는데 있다. 하느님을 두려움으로 섬기며 그 말씀에 삶의 기쁨과 슬픔을 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가정은 축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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