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청주를 위한 제언
문화도시 청주를 위한 제언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6.11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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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연지민 취재 3팀장(부장)

청주시가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청주는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국제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화정책에도 탄력을 받았다.

2016년에는 문체부 공모로 문화도시 예비사업에 선정되면서 이에 따른 문화콘텐츠 개발도 추진 중이다. 또 단기성 사업을 중장기 지원사업으로 연계시키기 위해 `문화도시 청주'를 브랜드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전국의 시·도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모든 자치단체가 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 `문화'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문화도시에 대한 개념도 일반화되어가는 실정이다. 지역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비슷한 문화의 복제와 난립으로 오히려 지역문화의 색채마저 희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의 특성 있는 문화를 발굴하기보다 우수사례를 마케팅하는 수준의 정책이 재생산되고 있는 수준이다.

전국의 자치단체가 문화도시에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경제다. 도시민들의 문화 욕구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정책의 기저에는 도시발전의 중심에 문화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시민의 일상과 삶의 질을 고려한 문화가 아니라 산업적 측면이 우선 되는 문화도시 정책이 목표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경제를 배제할 순 없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동력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의 방점이 경제와 문화의 큰 카테고리에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바퀴의 균형을 잡아나가야만 문화도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청주시가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당면과제를 진단하기에 앞서 문화도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공감의 시간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주시가 문화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옛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타지역과 차별화된 공간으로써 문화도시 이미지를 강화해주는 강점이다.

또 문화시설이 60년대 산업건축물과 결합하면서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성장할 잠재적 가치도 크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직지와 20년 역사의 비엔날레, 곳곳에 분포된 근대문화유산과 청주성, 상당산성 등 역사 문화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추진해온 청주시의 문화정책을 보면 문화도시에 걸맞은 정책이라기보다 도시개발에 중심을 두고 진행돼 왔다. 문화자원을 활용하기보다 경제성에 가치를 두었고, 중장기 체계적인 계획보다 단발성 사업 계획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사업은 많은 것 같은데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청주 문화의 현주소다.

이제라도 시민들이 문화를 만들고 생활화하고 즐길 수 있는 도시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단순하게 문화의 개념을 예술의 범위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누적된 문화를 지역의 정체성으로 응집시켜야 한다. 지역의 역사 정체성과 도시이미지 구축, 특화된 공간문화 조성은 문화도시로 가는 전략이다.

시민들의 문화 공감도 빼놓을 수 없다. 생활 속 예술이 확산하고 있지만 더 많은 시민이 문화를 향유하고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 예술인들의 영역을 모든 시민으로 확대해 모두가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책과 생활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진다면 살고 싶은 도시, 문화도시 청주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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