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대책
가뭄 대책
  • 임도순<수필가>
  • 승인 2017.06.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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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 임도순

몇 년째 비가 적게 내린다. 올해도 맑은 하늘이 많아지며 비를 기다리는 농업경영인의 애를 태운다.

저수지에 물을 이용하여 모내기는 무난하게 하였지만 앞으로 관리가 문제이고, 밭에 심겨진 작물은 심한 갈증을 느끼는데도 별다른 방법을 취하지 못한다. 가뭄을 해소하기위한 관정과 저수지가 있어 예전보다는 물 사정이 많이 좋아졌는데도 한계가 있다. 가뭄 대비로 긴급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어떤 형태의 방법이 나올지는 뻔하다. 평소에는 잊고 있다 피해가 눈에 띄게 나타나야 분주한 움직임이 보인다.

물건을 아끼지 않고 막 써버리는 행위를 `물처럼 쓴다'라는 표현을 한다.

물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오래도록 자유재처럼 흔하게 다루어졌다. 그러나 요즈음에 물은 귀한 존재로 부상하여 경제재로서 자리 매김을 한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물이 차지하는 위치를 안전하게 지킬 줄 알았는데 하늘이 노했나 보다. 국제기후변화회에서 물 부족국가로 지정되는 초기에는 설마 하는 의혹이 있었지만 현실이 되었다.

가뭄이 심각해야 대책을 세워 추진하는데 문제가 있다. 몇 해 전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를 방문했었다. 팔월 하순인데 비행기에서 산을 내려다보니 계곡에 있는 숲 일부만 녹색이고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었다. 녹음이 우거져서 진 초록색으로 있어야 하지만 사월부터 십일월까지는 비가 오지 않아 그렇단다. 그런데 포도 농장을 방문하여보니 점적 호스를 이용하여 물을 공급하고 있다. 나라에서 설치한 영구적인 공급 시설을 이용하여 농장주인은 작물에 물주는 시설만 하면 언제고 물을 쓰는 데 문제가 없었다.

요즈음 뉴스 시간에 중요한 소식 중의 하나가 가뭄 대책이다. 저수지 물이 동나고 논밭에 심어놓은 작물이 물 부족으로 견디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도로변에 새로 심은 나무까지도 생명을 연장하지 못한다. 물주기를 여러 번 했지만 헛수고가 됨에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더욱 안타깝다. 타들어가는 들녘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잇지 못하고 침울한 표정을 한다. 농사는 한번 어긋나면 일 년의 세월이 흘러야 하고, 그동안의 노력은 허사가 되며 자재비는 날아간다. 당연히 소득이 되는 생산품을 얻지 못하여 고스란히 빚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오래전부터 가뭄 대책은 늘 있었다. 70년대에는 높은 지대의 논에 모내기하려고, 양수기 두·세대를 연결해서 물을 퍼 올리느라 밤을 새웠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면적에 모내기하여 쌀 부족을 해결하려고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였던 때가 추억 속에 아련히 비친다. 그동안 저수지가 많이 늘어나 논농사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니 그렇지 않다. 밭농사도 관정을 이용하여 지하수를 퍼 올리며 곳곳에서 위용을 발휘하는데 역부족이다.

앞으로 가뭄 걱정을 없앨 영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물 부족에 대한 대응이 사후 처방 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속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치산치수의 백년대계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연 유산을 잘 사용하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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