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단백뇨 발생… 심하면 경련 동반
고혈압·단백뇨 발생… 심하면 경련 동반
  • 임지현<청주 모태안 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원장>
  • 승인 2017.06.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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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임지현

산모들이 산부인과에 오면 기본적으로 체중과 혈압을 잰다. 체중으로는 산모와 태아의 발육 상태와 산모의 부종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고, 혈압은 임신 초기와 비교했을 때 혈압이 올라가는 임신성 고혈압이 생기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임신 20주 이후 특히 막달에 가까워지면서 산모의 혈압 상승과 더불어 급격한 체중 증가까지 있으면 산부인과 의사는 긴장하게 된다.

산모뿐 아니라 태아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이라는 무서운 질환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진단된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병이며 치료 방법은 오로지 분만밖에 없기 때문에 적절히 시기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로 산부인과 의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임신중독증이 어떠한 질환인지 알아보자.

임신중독증은 임신 기간 중 혈압이 상승하면서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검출되는 임신성 고혈압성 질환이다. 임신 20주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는 만성 고혈압이라 하고, 임신 20주 이후 고혈압이 발견되면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임신성 고혈압과 함께 단백뇨가 생기면 임신중독증이라 진단하고, 이러한 상태가 심해지면서 경련을 동반하면 자간증이 된다.

임신중독증 증상으로는 두통, 상복부(명치) 통증, 시야 장애, 심한 부종 등이 있다. 손과 발에 생기는 부종도 임신중독증의 증상이라 생각하는 산모들이 많지만, 이러한 부종은 임신 후기에 흔히 생기는 증상이지 임신중독증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은 아니다. 그러나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며 얼굴 부종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임신중독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의 이러한 증상들은 병이 중증 상태로 진행되기 전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산모들은 혈압이 좀 올라가고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오는 게 나와 아기에게 무슨 큰 문제가 될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병원에 2~3일 간격으로 자주 방문하여 혈압과 소변 검사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문제는 임신중독증이 진단되면 며칠 사이에 갑자기 중증 상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중증의 임신중독증은 산모에게 경련(뇌), 신장과 간 장기 손상, 혈소판 감소와 응고인자 이상에 따른 과다 출혈, 태반의 조기 박리 등과 같이 생명에 위협을 주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태아에게는 발육부전, 조산, 자궁 내 태아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임신 중독증은 전체 산모 사망 원인의 15% 정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만여 명의 여성이 임신성 고혈압 질환을 원인으로 사망한다.

임신중독증의 치료 방법은 태아를 분만하는 것이다. 임신 중독증이 진단된 이후 산모가 분만하지 않으면 질환은 계속 나쁜 쪽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임신 주 수에 따른 아가의 상태와 산모의 임신중독증 정도에 따라 적절히 분만의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37주 이후의 만삭에 임신중독증이 진단된 경우는 분만 시기가 아가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34주 이전과 같이 이른 주 수에 임신중독증이 진단되면 분만 후 조산된 아가의 상태가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산모와 아가의 상태를 모두 고려하여 분만을 결정하게 된다.

임신중독증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임신 초기 태반 형성과정의 이상으로 인해 혈류공급이 제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임신을 하게 되면 나에게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 임신중독증에 대해 그리고 그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적극적인 의료진의 노력에 동참하여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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