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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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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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육 동 승 <새롬내과 부원장>

만성적인 위장장애를 갖는 환자들은 헬리코박터균의 유·무에 대해 관심이 많다. 1995년 노벨생리의학상은 위 속 세균인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한 호주의 배리 마셜과 로빈워런이 수상했다.

헬리코박터균과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은 연관성이 크다는 것을 밝혔으며, 이 균이 제거됨으로써 소화궤양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했다. 균의 배양이 어려워 지속적인 실패를 거듭하다 배양에 지쳐 인큐베이터에 들어 있는 위 점막균을 버리는 것을 잊고 휴가를 다녀오니 균이 배양돼 있었다는 에피소드와 균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고자 스스로 이 균을 먹고 위가 뒤틀리는 통증의 위궤양을 감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헬리코박터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 전염경로는 대변이나 타액, 구토물 등을 통한 분변-경구 감염, 위-경구 감염이 주된 경로로 알려져 있다. 가족내 감염이 많으며, 특히 어린이는 주로 이미 감염된 어른에게서 전염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감염률은 60~70% 정도다. 이 균은 위점막에 살면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위림프종, 비궤양성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1994년 이 세균을 발암인자로 규정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교실 유근영 교수팀은 지난 1993년부터 9년 동안 1만 8000명을 추적·관찰해 헬리코박터균은 한국인의 위암과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80~85%가 이 균에 감염됐으나 위암 발생은 한국의 1000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돼 있으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경우나 위림프종 환자들은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심한 위염 환자나 소화불량 환자도 선별적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다. 만성 위염(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치료효과는 공식적 인정되지 않고 연구결과도 일치하지 않으나 실제 외래환자 중 만성적 소화불량 환자에서 제균 후 증상이 호전되는 환자들도 있다. 치료는 궤양을 치료하는 약제 1가지와 균을 죽이는 항생제 2가지를 섞어 1~2주 복용하면 대부분(90~95%) 균이 제거되며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률도 감소된다. 궤양환자는 헬리코박터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서 단순 위장약만 복용하면 궤양이 치료돼도 재발한다. 헬리코박터가 위질환의 주범이긴 하나 위장장애나 위내경상 이상소견이 없는 경우 균의 유·무는 의미가 없고 검사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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