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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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17.05.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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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 김현기

요즘 `치료가'가 대세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운동치료, 무용치료 등등 무엇이든 뒤에 치료라는 말만 붙이면 되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웃음치료'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보면 웃기만 하면 치료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웃음치료를 시행했더니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 웃음이 스트레스를 풀어 주어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도도 상당수 있다.

서울대학병원 가정의학과에서는 실제로 웃음치료를 병원 진료로 활용하고 있고, 어떤 대학원에서는 웃음치료 석사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면 분명히 `웃음'은 많은 사람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웃음치료의 원조는 미국사람인 노먼커즌슨이라는 저널리스트이다. 의사가 아닌 언론인이 웃음치료의 선구자라니 조금은 특이하다.

관련된 자료를 조사해 보니 구소련을 여행하고 돌아온 노먼커즌슨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질병을 앓게 된다. 그는 담당의사와 협의하여 과도한 항생제 치료가 아닌 `웃음'을 매개로 한 새로운 치료를 시행하였고 마침내 희귀병으로부터 회복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치료과정을 의학저널에 기고하여 의학계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UCLA 의학부의 신경면역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세상에 `웃음치료'를 알리게 된다.

사실 노먼커즌슨의 주장은 웃어야 병이 난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되면 우리 몸에 유익한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게 되고 면역력이 강화되어 질병과 싸워 이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웃음은 이러한 긍정적 정서의 대표적인 표현으로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평소에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행복이란 결국은 `긍정적 정서 수준이 높을 때 느끼는 기분'이다.

이렇게 볼 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긍정적 정서감이 낮고, 부정적 정서감은 높은 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정서감을 키워야 하고 자주 웃으면 긍정적 정서 수준이 높아져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UN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행복순위는 조사 대상국 150여개 중에서 2014년 41위, 2015년 47위, 2016년 58위, 2017년 55위였으며 행복점수는 58.4점이다. 왜 대한민국은 썩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잘 웃지 않기 때문인가? 아니다. 우리는 웃을 수 없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

웃음은 마음의 찌꺼기가 사라져야만 나온다. 사람들의 마음에 분노와 스트레스가 가득하면 절대 웃을 수 없다. 분노를 씻어내는 정화의식이 필요하다. `눈물'이 마음의 응어리를 녹인다. 실컷 울어야 속이 후련해진다. 이렇게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내야 웃을 수 있고 웃어야 행복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울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의 편지낭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을 본 수많은 국민도 함께 울었다. 아픈 사람을 진심으로 안아주고 위로해 주는 지도자의 `눈물과 공감'은 국민의 마음을 울린다. 가슴에 쌓인 분노와 화, 우울과 스트레스를 녹이고 얼굴에 웃음을 되찾아 준다. 우리에게는 함께 울어줄 지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다. 국민과 함께 울어준 문재인 대통령이 늘 그러한 자세로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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