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열(近者說) 원자래(遠者來)
근자열(近者說) 원자래(遠者來)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7.05.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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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법무부와 덴마크 당국의 정유라씨 송환을 위한 일정 협의가 본격화된다.

정 씨가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과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반발, 고등법원에 제출했던 항소를 체포 144일 만에 철회했기 때문이다.

정씨가 항소를 철회한 것은 고등법원에서도 한국 송환 판결을 뒤집기 어렵고, 더 이상의 지연이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씨가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덴마크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던 기간이 복역으로 인정되지 않아 형량 감면을 받지 못한다.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덴마크 검찰은 한국 사법 당국과 협의해 향후 30일 이내에 정씨를 한국으로 송환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정씨에 대해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 삼성전자의 제3자 뇌물 수수 의혹 등의 혐의를 적용해 덴마크 당국에 정 씨의 송환을 요구했고, 정씨가 귀국을 거부하자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을 2023년 8월까지 6년 6개월을 연장해 놓은 상태였다.

법무부가 덴마크 현지에 검찰 특별 수사관 등을 보내 송환 절차를 밟아 정씨가 귀국하면 검찰은 정씨를 즉시 체포해 이화여대 입학비리 등 관련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정씨의 귀국은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삼성전자의 제3자 뇌물 의혹에 대한 미진한 수사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선정(善政)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정씨가 덴마크 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에 대한 항소를 철회한 것이 자신의 실익을 위한 단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뀐 시점에서 돌연 귀국을 결정했다는 것은 `헬 조선'을 외치며 대한민국을 떠나려는 기류가 잠잠해지고, 멀리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살기 좋은 나라로 대한민국이 거듭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살아있는 괘상(卦象)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政治)에 대한 수많은 정의 가운데, 가장 명료하면서도 알기 쉬운 것 중 하나는 정치란 “近者說(근자열) 遠者來(원자래)”라고 답한 공자님의 말씀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먼 곳에 있는 사람을 돌아오게 하는 것'이 정치라는 의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4월 19일 덴마크 법원의 한국 송환 판결 직후 곧바로 고등법원에 항소함으로써 다음 달 8일 항소심을 앞두고 있던 정씨가 항소를 철회한 것은, `遠者來(원자래)'의 미세한 기미(機微)를 알리는 괘상(卦象)에 다름 아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멀리 있는 사람들이 돌아오도록 하는 정치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게 좋다고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是謂是(시위시) 非謂非(비위비) 즉,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바른 정치다.

문재인 정부가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든든한 정부가 되기를, 옳고 그름의 판단이 쉽지 않을 때는 오직 하나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 즉,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타인에게 저지르지 않는다는 양심(良心)에 충실하기를, 그리하여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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