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패권주의’와 안철수의 ‘갑철수’
문재인의 ‘패권주의’와 안철수의 ‘갑철수’
  • 최우식<변호사>
  • 승인 2017.05.25 20: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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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최우식<변호사>

대장정이 끝났다. TV조선의 특종보도로 시작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로 그 실체가 수면위로 드러났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최종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장미대선. 결과는 `문제인'으로 쉽게 예상되었지만, 대선 초기에 `안철수'가 대세를 역전시킨 적이 있었다. 갈 곳 잃은 보수표가 `안철수'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후 `양자대결' 구도로 가는 듯 보였으나 역시 `홍준표'였다. 특유의 `막말'로 진보-보수의 이념대결로 전환시켰고,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다. 보수표가 홍준표로 몰리기 시작했고, `안철수'를 거의 따라잡기 시작했다. 초조해진 `안철수'는 무리수를 두었다. 그러나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결국 `홍준표'에게 2위까지 넘겨주고 말았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이 갇힌 프레임은 소위 `친노-친문 패권주의'다. 구 여당인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같은 당내에서도 `패권주의'라는 비판이 심심찮게 들려왔고, 결국 `국민의당'의 분당으로까지 이어졌다. `친노-친문 패권주의'라 함은 `주로 386운동권 출신들이 노무현 혹은 문재인을 중심으로 다수파가 되어 자신들의 주장을 절대시하고 관철시키며, 그 파벌에 속하지 않는 자는 무시하며 배제시키는 행태'라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문재인을 위시한 소위 민주당 `주류'는 `친문 패권주의'는 없다고 하나, 필자의 경험을 하나 소개한다.

1991년 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업했다. 그런데 그 지점에는 대졸 출신 2년차 선배 2명이 있었는데, 소위 `운동권 출신'이었다. 그 당시는 회식이 많았는데, 회식 때마다 그 선배들의 단골메뉴는 대부분 `NL`이니 `PD'니 하는 이념적인 것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우리가 화염병 던질 때, 넌 뭐했냐? 우리나라가 민주화 된 것이 다 우리가 피 흘려서 쟁취한 거야. 고마운 줄 알아!”로 끝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87년 민주항쟁 때 필자는 중학생이었다. 무시당하는 것 같아 그 해 은행을 그만두고 대입 공부를 했다.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은행을 평생직장으로 알던 필자를 지금의 이 길로 오게 만든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으니 아이러니 하다. 하여간 운동권 출신들은 소위 `꼰대' 기질이 좀 있다. 그런 것이 `패권주의'의 근원인 듯하다.

그런데 그러한 `패권의식'은 사실 우리사회에 크고 작게 어디에나 있다. `영남패권주의'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특정 학교 출신들의 `학연주의' 등등. 문재인을 그렇게 비난하는 새누리당도 결국은 `친박' 중심의 `패권세력' 아니었던가? 그런 이유로 문재인에 대한 `패권주의' 올가미는 크게 약발을 받지 못했다.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지난 TV 합동토론회에서 `대선자금'이니 `주적'이니 하면서 과거를 논하지 말고, `미래'를 말하자고 하면서 안철수가 느닷없이 문재인을 항해 날린 말이다. 문재인의 네거티브 공세를 들춰내려는 공격적 발언이었으나 그것이 결국에는 안 후보의 최대 패착이 되었고, 그 장면을 본 상당수 국민들이 `새정치'를 기대했던 안철수에 대하여 많은 실망을 하였고, 지지를 거두면서 많은 표가 홍준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상대 네거티브를 지적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 '셀프 디스`한 것이 그야말로 안철수에겐 독약이 된 셈이다. 이후로 안철수는 선거 전략을 비전제시로 변경했으나 '갑철수` 이미지를 넘지 못했다. 안철수 개인의 생각의 짧음인지, 선거캠프의 무지의 소산인지 추후 `선거백서'를 만든다고 하니 이 점은 분명히 밝혀져야 할 듯하다.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분열된 진보를 하나로 묶는 것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60%의 국민도 떠안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패권주의'를 돌파하는 방법일 것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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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2017-05-26 01:35:18
밑에 댓글 쓴 유진아. 너는 사회에 무슨 큰 기여를 하면서 살아가니?
민주사회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거야. 니들이 친문 패권 주의 이용해서 문자폭탄 날리고, 댓글 조작하듯이 말이야.

유진 2017-05-26 01:04:58
혹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을 아는지 의심스럽네요.
운동권 욕하는 댁은 이런 글이나 쓰며 양비론을 펼치는 댁은 사회를 위해 무슨 기여를 하고 있는지, 감히 이런 글을 쓸 자격은 있는지 반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