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담쟁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5.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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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도 종 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담에서 자란다는 담쟁이는 수직의 벽을 오르기 위해 옆의 담쟁이에게 손을 내밉니다.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고 올려주며 담쟁이는 절벽 같은 벽에 길을 내며 자랍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내민 손으로 절망의 순간도 넘습니다. 혼자라고 생각될 때 움츠러들지 말고 끙, 용기를 내보세요. 따뜻한 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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