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관리 … 건강한 출산 가능
정확한 진단·관리 … 건강한 출산 가능
  • 박철종<청주 모태안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
  • 승인 2017.05.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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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박철종

당뇨병은 단어 그대로의 뜻을 말하자면 소변에 당성분이 있다는 것이다. 소변검사를 해봤을 때 당분이 검출되어 나오는 질환이다. 그리고 임신성 당뇨라고 함은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을 임신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순히 소변검사에서 검출되는 당성분만을 가지고 당뇨를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것이 소화되고 대사되면서 당분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혈당 수치가 올라가고 신체 각 장기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그러나 혈당치는 어느 정도 정상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높아진 혈당을 낮춰주는 기전이 필요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 인슐린이다. 당뇨병이 생기는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으나, 임신성 당뇨의 경우는 임신이 인슐린 기능을 방해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따라서 임신을 하기 전 이미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하면서 혈당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24~28주 사이에 50㎎ 경구당부하검사를 통해 선별검사가 이루어진다. 50그램짜리 설탕물을 마시고 1시간 후에 혈당이 얼마만큼 상승하는지를 보는 검사다. 이는 임신성 당뇨병에 관한 선별검사로서 결과가 기준치 140㎎/dl 이상일 경우 확진 검사가 필요해진다. 요새 유행하는 줄임말로 임당검사 이후 재검이 되겠다. 이 검사로 임신성 당뇨병의 80%를 선별할 수 있고 기준치를 130㎎/dl으로 낮춘다면 90%를 선별할 수 있다. 그러나 위양성이 25%까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택하는 기준은 140㎎/dl 이다. 확진 검사는 100㎎ 경구당부하검사를 하며 식전혈당 1시간 후, 2시간 후, 3시간 후 혈당을 측정해 이 중 2개 이상이 기준치 이상이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하게 된다.

임신성 당뇨의 위험요소로는 심한 비만, 당뇨병의 가족력, 이전 임신성 당뇨의 과거력, 고령 산모 등이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 중일 때 가능하면 심한 비만의 경우는 체중조절을 하는 게 좋다고 하겠다. 당뇨병이란 질환은 완전한 치료가 아닌 꾸준하고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당뇨는 임신 중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임신성 고혈압, 조산, 거대 태아, 태아성장지연, 자궁 내 태아사망, 신생아 사망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중 흔한 합병증으로는 임신성 고혈압과 거대 태아인데 이로 인한 2차적 합병증 임신중독증, 난산, 분만 중 산도열상, 산후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임신성 당뇨병에서 적절한 혈당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한 당화혈색소를 측정해봄으로써 최근 3개월간의 혈당조절의 정도를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뇨병의 관리는 한 마디로 혈당의 조절이다. 혈당은 통장의 잔고와도 같아서 모은 만큼 쌓이게 되고 쓴 만큼 나가게 되어 있다. 혈당을 올리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음식 먹는 것이며, 떨어지게 하는 방법은 운동, 인슐린, 경구혈당강하제 등이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은 임신성 당뇨병에서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 당뇨학회에서는 비만하지 않은 임신 전 여성 당뇨환자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30K㎒/㎏로 권고했지만 임신성 당뇨의 경우는 공식적인 적정 식이량이 수립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체질량지수 30㎏/m2 이상의 임신성 당뇨병에서는 평소 식이량의 30% 정도를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섭취하는 양만큼 중요한 것이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인데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줄이고, 특히 혈당을 쉽게 올리는 단당류의 섭취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흔한 단당류는 설탕, 올리고당, 초콜릿, 꿀 등이 있으며 이들이 많이 함유된 주스, 음료수, 믹스커피, 빵, 떡 등은 빠른 시간 안에 혈당을 올릴 수 있으므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임신성 당뇨병은 많은 산모가 걱정하고 때로는 겁을 내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건강하게 출산을 할 수 있으므로 막연한 근심과 불안에 쌓여 있지 말고 주위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평화로운 임신과 출산을 하기를 필자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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