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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연지민 기자l승인2017.05.18l수정2017.05.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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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 규

자라면서 기댈 곳이
허공밖에 없는 나무들은
믿는 구석이 오직 허공뿐인 나무들은
어느 한 쪽으로 가만히 기운 나무들은
끝내 기운 쪽으로
쿵, 쓰러지고야 마는 나무들은
기억한다, 일생
기대 살던 당신의 그 든든한 어깨를
당신이 떠날까 봐,
조바심으로 오그라들던 그 뭉툭한 발가락을

# 나무가 자라는 곳이 땅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인은 허공이라고 말합니다. 넓고 넓은 허공에 기대어 자라는 나무를 떠올리니 괜스레 아득해집니다. 기댈 곳도, 믿을 곳도 허공뿐인 나무들. 평생 햇볕 바라기를 하며 허공에 집을 짓는 나무는 떠날 때도 또 그렇게 비운 채 쓰러져갑니다. 뭉툭한 발가락만 남겨둔 나무의 모습은 묵언의 경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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