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날개로 나는 충북도의회
한쪽 날개로 나는 충북도의회
  • 이선영<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 승인 2017.05.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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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이선영<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명언이 지난 겨울 국민을 광장으로 이끌었다. 1700만 명의 분노한 촛불시민들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촛불대선을 만들었고, 민주주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정치지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새로운 선택을 했다.

우리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그 뿌리를 찾아내는 건 쉽지 않겠지만, 관권 부정선거, 정경유착, 권언유착, 차떼기, 날치기 등 현대 정치사의 숱한 부정적 고리들이 불신과 무관심의 정치문화를 만들었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대다수 서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자기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골몰해도 국민은 모르고 속고, 싫어서 외면하다가 결국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물론 그 이후는 달라졌다.

그럼 지역정치는 어떨까?

특히 민선6기 들어 시작된 충북도의회는 지역주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신뢰와 관심을 받고 있을지 의문이다. 대화와 협치, 신뢰와 상생의 정치는 부재했고, 정쟁은 중앙정치의 복사판을 보는 것 같았던 지난 의정 활동을 보며 지역주민을 지역정치의 무관심으로 내몰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의회 첫 시작, 원 구성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일당 독식하며 의회민주주의 훼손의 부끄러운 사례를 만들었다. 한 개의 날개로 날다 보니 비행도, 착지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첨예한 정치적 사안마다 힘의 논리가 작동되었다.

이는 교육적 사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혁신학교가 대다수 도민이 원해서 선택했던 교육감의 제1 공약이었음에도 계속된 예산 삭감으로 순탄한 출발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물론 갈등 없는 사회, 대립 없는 정치가 어디 있겠는가! 대립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도 한 단계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결과물은 지역의 정치적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한 충북도의회의 정쟁은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둔 시점까지 현재형이다, 대립과 반목을 되풀이하는 충북도의회를 보면서 많은 지역주민은 의회무용론과 이럴 바엔 정당공천제와 유급제를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렇게 지역정치가 멍들어가고, 지역정치의 무관심은 깊어간다.

와중에 도의회는 경제특위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지난 MRO특위도 변죽만 울렸지 사실상 성과 없이 용두사미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경제특위 역시 반쪽특위로 전락하면서 힘을 발휘할 수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물론 진상조사를 통해서 문제를 정확히 찾아내 실정을 비판하고, 재발 방지 촉구와 대안제시를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도, 의미 있는 결과 도출도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충북도의회에 묻고 싶다! 정말 이 사안이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현안인가?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얼마나 힘을 합쳤는가? 지역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고 얼마나 많은 건의문을 채택하고, 중앙정부에 요구했는가?

이제 지역유권자에 읍소하고 고개 숙일 시기가 다가온다. 지금처럼 그때도 당당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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