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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서 무조건 감축안 내라” 충북경찰 주먹구구 행정 빈축

효율적 인력 재배치위해 과·계별로 조직진단 진행

분석없이 부서장 자의적으로 진단·감축 대상 결정

박재진 청장 애매한 주문·지휘부 확대해석이 원초

“없던 일로 하겠다” 내부 동요 수습… 구성원간 불신
하성진 기자l승인2017.05.15l수정2017.05.1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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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부족한 터에 무조건 인력을 30% 감축하는 방안을 내라는 게 말이 되나요?”

“직원들 모르게 부서장 혼자 업무 진단과 감축 대상을 정한 사실에 신뢰는 금이 갔죠.”

충북 경찰이 전 부서를 대상으로 한 조직 진단을 놓고 나오는 직원들의 볼멘소리다.

1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구 변동 등 치안 여건 변화를 반영한 효율적 인력 재배치를 위해 조직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지방청 각 과·계와 일선 경찰서가 자체 진행한 인력 진단 결과를 넘겨받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다음 달 본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를 위한 조직진단이 `정원 30% 감축'으로 왜곡되면서 내부가 크게 술렁였다.

지방청 정원을 30% 줄여 일선 경찰서 등으로 배치하겠다는 얘기인데, 감축 대상에 해당하는 업무와 담당 직원들은 충북청에서 `방출'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네 차례 내근직 정원을 감축하면서 `잔류'와 `방출'을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터라 직원들에게 와 닿는 피로도는 꽤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인력조정 때마다 `지방청 퇴출'이라고까지 불린 탓에 구성원간 반목과 갈등이 깊었던 게 사실이다.

인력 재배치를 위한 조직 진단이 정원 감축으로 굳혀진 까닭은 뭘까.

우선 박재진 충북경찰청장이 지휘부에 던진 `말 한마디'가 애매했고 이를 확대 해석했다는 의견이 적잖다.

박 청장은 지휘부에 “현재 인력에서 30%를 줄여도 일할 수 있을 만큼 개인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찾아보면 불필요한 업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석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휘부는 `30% 정원 감축'과 `불필요한 업무 색출'을 박 청장 메시지의 행간으로 받아들였다. 정원 감축이 전제된 만큼 모든 부서는 인원 대비 업무량 파악조차 하지 못한 채 지휘부 뜻에 맞는 계획안을 만들게 됐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에 과정은 꼬일 대로 꼬였다.

직원들의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고 과·계장이 자의적으로 진단, 폐지할 업무를 정했다. 일부 부서는 특정인을 제외하고 남은 인원 가운데 감축대상자를 정하기도 했다.

부서장 손에 건성으로 만들어진 감축안은 보안을 지키지 못하고 취합 과정에서 유출됐다.

집계 자료가 삽시간에 퍼졌고 애초부터 까마득히 몰랐던 직원들은 크게 술렁였다. 감축비율이 55%에 달하는 일반직(행정자치부 소속 행정관)들은 경찰관(22%)보다 높다며 `일반직을 겨냥한 정원감축'이라고 항의했다.

내부 동요가 심해지자 지휘부는 행정부 공무원노동조합 충북경찰청 지부장을 불러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는 등 촌극을 자초했다.

이후 반발은 수그러들었지만, 직원들 간 신뢰가 깨지면서 불신이 팽배해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찮다.

한 경찰관은 “수년간 해왔던 업무가 부서장 판단에는 필요 없는 일이었다. 바꿔 생각하면 내가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할 의욕이 떨어져 아예 부서를 옮길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인사기능이 정확한 분석을 통해 정원조정 부서를 선별, 인력을 재·개편하는 조직 진단의 기본 틀을 벗어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면서 내부에서조차 시선은 곱지 않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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