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7.05.14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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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정유년 5월 제19대 새 대통령을 맞아,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마흔 번째 이야기는 귀종 선사(歸宗 禪師)의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어떤 스님이 귀종 선사에게“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물으니 귀종 선사가 “내가 지금 너에게 향하여 말함을 사양하지 않거니와 네가 믿지 않을까 두려워 하노라.”스님이 말하길 “화상의 진실한 말씀을 어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귀종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곧 네가 그것이니라.”스님이 말하기를 “어떻게 보림(保任)하겠습니까?”귀종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하나의 눈병이라도 눈에 있다면 허공 꽃이 어지럽게 떨어지느니라.”스님이 그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

“어떤 것이 부처냐?”고 물으니까 “네가 바로 부처다.”라고 귀종 선사는 답하셨다. 그냥 하면 믿지 않고 말에 신빙성이 없을까 봐 그것을 강조해 놓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겠다. 그래서 그 스님은 그 말을 듣고 깨치고서 보림하는 법을 물었다. 견성한 후에 닦는 것을 보림 한다는 것. 보임(保任)을 절집에서는 `보림'이라고 발음하고. 또 般若(반약)을 반야라고 읽는단다.

귀종 선사는 보림에 대해서 “눈병이 있으면 허공 꽃이 어지럽게 떨어진다.”고 답하였다. 허공 꽃이 떨어진다는 말은 허공 꽃이 생긴다는 것. 이는 無念修, 생각 없이 닦는 것으로 보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 것. 생각이 일호라도 있으면 허공 꽃이 떨어진다는 것은 눈병이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겠다.

그러나 견성한 다음에는 하늘이 곧 땅이고 땅이 곧 하늘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단다.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고 한 생각도 분별을 내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보림이라는 것. 즉 닦아도 닦는 것이 없고, 닦는 것이 없이 닦는 것 아니겠는지. 이는 청정한 마음자리 그대로 보림해야 된다는 것이겠다.

최고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일 것이다. 누구나 오류를 범할 수 있는데 거짓으로 덮으려 하면 안 된다. 개인·기업·정부 할 것 없이 자신과 조직 이익을 위해 골몰하는 삭막한 사회가 되지 말길….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역사학자로 나서게 된 동기도 민족의 자주성을 확립하여 독립을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민족의 역사가 존재하는 그 원동력은 독립을 쟁취할 신념이라고 했다.

그래서 제19대 새 정부는 나라를 위한 희생자나 공훈자에게 걸 맞는 예우가 있어야겠다.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미발굴 항일독립투사, 6·25전쟁 후 유골도 발굴하지 못한 장병, 아직도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지. 이는 굴곡진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청정한 마음자리 그대로 보림하는 것처럼, 새 정부의 치세를 최고지도자의 덕목인 정직의 리더십으로, 적폐청산도 정치 보복의 성격을 띠지 말고, 실정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길. 재벌 갑질을 고쳐야 하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의 갑질부터 개선됨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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