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의 `나비효과'를 꿈꾸며
우리 생활의 `나비효과'를 꿈꾸며
  • 김보현<청주시 서원구 환경위생과>
  • 승인 2017.05.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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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보현

2017년 1월, 시험에 합격하고 6개월 만에 공무원에 임용됐다. 시장과 구청장께 두 번의 임용장을 받고 사무실엔 나의 자리가 생겼다. 책상 위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긴장되고 공무원으로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사회 첫발을 내딛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새롭게 변화된 환경은 나를 설레게 하였다.

나의 첫 발령지는 서원구청 환경위생과 청소팀이다. 청소팀의 주된 업무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생활폐기물이 원활하게 수거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올바른 폐기물 배출방법을 안내·홍보하는 것이다. 청소업무는 생각했던 것보다 꽤 깊숙이 우리 생활에 침투해 있었다. 우리는 지나가다가 흔히 빨간색 종량제 봉투들과 바닥에 쓰레기들이 굴러다니는 것을 볼 수 있고,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쌓여 있어 인상을 찌푸린 일도 있다. 이처럼 청소업무는 시민들과 아주 가까이에 있고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쉬워서 시민들이 청소행정을 체감하기가 쉽다.

사무실에 출근한 첫날, 청소업무가 생소했던 나는 선배 공무원들과 함께 휴암동 소각장, 재활용 선별장, 매립장, 음식물 폐기물 자원화 시설로 견학을 갔다. 처음이라 다양한 폐기물의 종류와 처리 과정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견학 의도를 파악하진 못했고 그저 폐기물 처리 시설을 구경하기 바빴다. 그리고 근무한 지 100일여 정도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같은 곳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쓰레기 처리 과정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불에 타는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장으로 가고, 불에 타지 않는 폐기물은 매립장에 묻히고, 음식물 폐기물은 자원화 시설로 가서 퇴비나 사료가 된다. 올바르게 분리 배출한다면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 돼 우리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견학해본 결과 소각장엔 음식물이 섞여 들어오고 매립장엔 불에 타는 가연성 폐기물이 함께 묻히고 있었다. 홍보 책자에 쓰여진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장으로, 불연성 폐기물은 매립장으로'라는 문구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청주시의 인력, 예산 등 여러 자원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분리 배출이 잘 되기 위해 환경위생과 직원으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지금도 시민들에게 올바른 쓰레기 배출요령이 적힌 리플릿을 배부하고 있고 문의전화가 오면 올바른 배출요령에 대해 안내하고 있지만 아직도 분리 배출이 잘 이뤄지지 않고 불법투기가 심한 상황이다. 청주시민 모두가 올바르게 폐기물을 배출해 쓰레기가 줄어드는 그날까지,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는 것은 나의 숙제가 돼버렸다.

이번 견학을 통해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확실히 사무실에서 일을 배우는 것보다 직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효율적인 청소행정을 하기 위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 자신도 청소팀으로 임용되기 전까진 쓰레기 배출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지만 이제는 책임감을 가지고 나 그리고 우리 가족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먼저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비효과의 의미처럼 우리의 작은 습관, 작은 행동이 모여 청주시를 깨끗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 쾌적한 청주시를 만들기 위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는 `내 집 앞부터 깨끗하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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